지난 해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4700만원)를 돌파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에는 그 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의 주류로 등극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지난 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전망했다.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스테이블코인은 코인의 가치가 달러와 같은 특정 기초자산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다른 암호화폐들과는 달리 가격 변동성이 낮고 실거래에서 사용 가능한 통화로서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은 기초자산을 단기 미국채와 같이 짭짤한 수익률을 가진 안전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매력적인 사업 대상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비자, 페이팔, 스트라이프 등 글로벌 결제업체들은 점차적으로 스테이블코인 플랫 사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시장정보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050억 달러(약 301조39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USDT 시가총액 규모가 약 14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2025년 들어서 이같은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지난 달 30일부터 유럽연합(EU)에서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법안인 '암호자산시장법(MiCA)'가 발효됨에 따라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업체들은 모두 '이(e)머니 라이센스'라는 면허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테더의 주요 경쟁업체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은 해당 면허를 지난 7월에 취득한 반면 테더는 아직 면허가 없는 상태이고, EU 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USDT를 상장 폐지시키기도 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해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고로 가장 유명한 것은 2022년 발생한 '테라·루나 사건'으로, 권도형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그 연동자산인 루나 가치가 대폭락한 사건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50조원대 피해가 발생했고, 그 핵심 인물인 권씨는 사기공모 혐의 등으로 최근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해당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통합 법규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은 '친 암호화폐 대통령'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기대감에 강력한 상승세를 보여온 가운데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순풍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암호화폐 중에서도 안정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 스타트업 페레나 창립자인 안나 위안은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의 위험성과 사기성에 대한 걱정 없이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