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미국 당국과 기체 제조사인 보잉의 조사팀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가 2명과 미국 보잉 관계자 2명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곧바로 현장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들과 합동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민간항공협약상 항공기 사고 조사는 사고가 발생한 국가가 개시해야 하며, 참여할 권리는 항공기 운영국(한국), 제조국(미국)과 사망자 발생국(한국·태국)에 있다. 다만 이번 사고 조사에 태국 정부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증거 수집 단계에서 모인 증거와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에 돌입한다. 다만 이 과정은 최소 수 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의 경우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겨진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FDR)는 외형 일부가 파손되면서 분석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블랙박스인 음성기록장치(CVR)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다.
조사팀은 커넥터를 국내에서 확보해 분석을 시도할지, 블랙박스 자체를 미국 NTSB로 보내 데이터를 확인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