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연말연시 기승부리는 '올빼미 공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연시 국내 증시에서 ‘올빼미 공시’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정치적 리스크까지 발생해 연휴 직전 악재성 공시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명절(설·추석) 전 올빼미 공시로 추정되는 악재성 공시는 총 10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빼미 공시는 기업이 악재성 정보를 장 마감 후나 연휴 직전에 발표하는 것을 뜻한다.
 

우선 올해 설 명절을 앞둔 1월 2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서는 공시가 총 199건 게재됐다. 그중 65건은 장 마감 후 발표됐으며 주로 최대주주 지분 감소, 경영권 분쟁 피소, 자사주 처분 등 내용이 포함됐다.
 
추석 연휴 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9월 25일 장 마감 이후 밤 9시 10분까지 공시 1879건이 올라왔으며 절반 이상인 1000여 건이 악재성 공시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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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연말연시와 명절 기간 동안 발생한 올빼미 공시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연말연시에는 공시 약 480건 중 40%가 악재성이었고, 2022년에는 520건 중 횡령·배임 혐의, 관리종목 지정, 감사의견 부적정 등 중대한 공시가 다수 포함됐다. 2023년에는 공시 건수가 550건으로 늘어나고 악재성 공시 비율도 45%를 넘었다.  
 
주요 유형은 △계약 해지 △실적 악화 △감사의견 부적정 △관리종목 지정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주요 거래처와 계약 해지나 감사의견 한정·거절은 기업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가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올빼미 공시는 기업의 고의성이 의심되는 내용이 많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명확한 규정이 없어 투자자들의 자율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동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다수 건의 공시는 동시에 제출하도록 권고하고, 기재 오류나 첨부 서류 미비 등으로 인해 일부 공시가 지연 배포되지 않도록 공시 작성 요령과 필수 첨부 서류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빼미 공시는 투자자 혼란을 초래하고 시장 신뢰도를 훼손하는 행태”라며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