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미국식 '4년 중임제' Vs '분권형 대통령제'

2025-01-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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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2·3 비상계엄'에 확인된 87헌법 한계..."제왕적 대통령제 극복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의 한계가 다시 확인되면서 여의도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대통령 개인과 그 주변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와 그에 따른 여야 극단 대립을 방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주요 대안으로 미국식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유럽의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영국과 일본의 의원내각제 등이 거론된다.
 
미국식 4년 중임제는 현재 5년 단임인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줄이되 연임을 허용하는 게 핵심이다. 최대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고 장기적 비전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선출된 대통령은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정을 운영해야 하기에 국민 여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다만 '대통령 1인 권력집중'이 계속될 위험성은 여전하다. 결국 현행 헌법에 포함된 의원내각제 요소(정부 법안제출권, 의원 장관 겸직 가능 등)를 제거하고 입법부 권한을 미국 수준으로 확대(예산편성권, 감사원 기능 국회 이전)하는 것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식 대통령제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제도가 없고 중대한 법위반행위가 있을 때에만 탄핵이 가능하다. 대통령 역시 원칙적으로 의회해산권이 없다. 결국 대통령과 의회가 강하게 충돌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를 해도 국민에게는 다음 선거 때 심판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재선된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 역시 피할 수 없다.
 
유럽의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이 외교와 통일, 국방 등 외치를 맡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프랑스 방식, 대통령은 최소한의 권한만 갖는 상징적 존재로 두고 입법부와 내각이 권력을 분점하는 독일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하면 권력이 대통령과 총리로 분산돼 여야 간 극단 대립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 의회 다수 세력이 국정을 책임지기에 '여소야대'에 따른 국회와 행정부 간 소모적 갈등도 어느 정도 방지 가능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과 의회 주도 정당이 다른 이른바 '동거 정부'가 나타나면 양측 간 충돌에 오히려 국정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내치와 외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기에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배분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군소 정당 난립에 따른 정국 불안과 선거 비용 급증 위험도 있다.
 
'군주'가 상징적 국가원수를 맡고 있는 영국과 일본의 의원내각제는 의회의 다수 의석 정당 또는 그 연합이 행정부 구성권을 가지며 국정 운영 책임을 지는 정치 제도이다. 당초 대한민국 제헌헌법도 의원내각제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강력하게 대통령제를 요구하면서 결국 대통령제를 채택하게 됐다.
 
대통령제에선 국민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의회 두 곳을 선출한다면 내각제는 국민들이 의회만 구성하고, 행정부 수반(총리)은 의회에서 간접 선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총리는 의회해산권을 갖고 의회가 내각불신임권을 가지면서 정부 교체가 용이하다.
 
아울러 의원내각제는 특정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한 승자독식이 불가능하고, 각 정치세력 간 협상과 타협을 통해 이른바 '대연정'을 강제하는 속성이 있다. 소수 정당 운신의 폭이 넓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공간이 대통령제에 비하면 넓은 것이다.
 
그러나 특정 정당이 권력을 독점하면 견제가 불가능하며, 연정 과정에서 각 당 내부 갈등이 커지면 내각 해산과 의회 재선출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 여기에 북한이라는 안보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한국에서 대통령이 '군통수권'을 쥐고 만약의 돌발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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