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10만 가구 줄며 11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대출 규제와 탄핵정국 불확실성에 공급 절벽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3330가구다. 올해 36만4058가구와 비교하면 27.6%(10만728가구) 줄어든 수치다. 이는 27만4943가구가 입주했던 2014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서울을 비롯해 울산·제주 등 3개 시도의 내년도 입주 물량은 늘어나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아 전국적인 감소세를 꺾지는 못할 전망이다.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877가구에서 내년 3만2339가구로 4462가구가 늘어나는 데 그친다.
집들이 물량은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든다. 내년도 월평균 입주 물량은 2만2000가구 수준이다. 상반기에는 매달 평균 2만6000가구가 입주하나, 하반기엔 1만8000가구에 머물 예정이다. 월별로는 이사철인 9월(1만1425가구)과 10월(1만5790가구) 물량이 연중 가장 적을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내년엔 전반적인 입주 물량 감소로 전월세 등 임대차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선 한 해 시작인 1월에 1만7084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어 2월 4268가구, 3월 1만6734가구, 4월 5955가구, 5월 1만1633가구, 6월 1만4711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내년 상반기 입주를 앞둔 서울 시내 주요 단지는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 센트씨엘'(997가구)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 △성북구 장위동 '장위 자이 레디언트'(2840가구)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3307가구)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 자이 디센시아'(1806가구) 등이다.
하반기 시작인 7월엔 1만123가구, 8월에는 9736가구가 입주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9월과 10월에는 입주 물량이 각각 5591가구, 3199가구로 크게 줄었다가 11월 들어 1만4562가구로 회복할 예정이다. 한 해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1만1786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에선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1055가구)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4321가구) 등이 내년 하반기에 새 주인을 맞는다.
이 같은 아파트 공급 물량 감소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 장기화의 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탄핵정국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내년이 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어지지만, 수급 불균형은 금리 문제와 함께 계속해서 관망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