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가 11일 민주당 단독으로 출범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권의 리더십 부재가 위기인만큼 야당의 수권 능력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를 아직 구성하지 못했지만, 우리끼리라도 회의하기 위해 출범한다"며 "기획재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아직 이야기가 없으나 가급적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며 "여당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해 보겠다고 경거망동하고 있는데, 그럴 때가 아니다. 여야정 3자가 모여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다.
이어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 경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정도로 소비와 투자, 건설, 수출 전체 분야에 걸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대통령의 계엄, 탄핵 무산이 겹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 탄핵 문제를 빠른 시일 내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4일 2차 윤 대통령 탄핵 의결을 통해 정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전제"라며 "이를 계기로 정책 기조를 민생과 성장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우리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이날 비상경제 점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부와 함께 경제 상황 점검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며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가장 큰 정치적인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신속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과 '탄핵이 곧 경제'라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춤했던 '상법 개정' 추진도 다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