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일본 원폭 피해자 단체인 ‘니혼히단쿄’가 평화상을 수상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매우 의미있다면서도 안보상 미국의 확장 억제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철폐와 피폭 실상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 온 니혼히단쿄가 노벨평화상이라는 명예로운 상을 받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랜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수상에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야시 장관은 히단쿄가 주장해 온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해 정부로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그는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을 비롯해 일본이 전후 가장 엄중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핵 억지를 포함한 억지가 안전보장을 확보해 가는 데 기초가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단쿄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한편 “현실에 핵무기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는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히단쿄의 수상에 대해 “오랫동안 핵무기 폐기를 위해 발신한 노력이 보답받았다”며 “앞으로도 활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니혼히단쿄는 1956년 결성 이후 핵무기 근절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다. 히단쿄는 핵무기 사용을 강하게 반대하면서 일본이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일본 정부에 대해 핵무기금지조약(TPNW) 옵서버 참가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조약에 핵무기 보유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히단쿄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원폭 피해를 증언해서 핵무기가 사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노벨평화상을 계기로 전 세계가 핵 군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한 5개 핵보유 국가에 조약에 따른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며 “또한 더 많은 국가가 TPNW을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