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한동안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8일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항저우 본사에서 열린 앤트그룹·알리페이 2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9일 21세기경제망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곧 다가올 이 시대를 위해 진정으로 가치 있고 남다른 무엇을 했는지 여부에 미래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AI시대에 대비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앤트그룹은 지난 9월 음성 명령만으로 음식 주문, 식당 예약, 택시 호출 등이 가능한 AI 비서 애플리케이션 ‘지샤오바오’를 출시하는 등 AI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분기 앤트그룹 이익은 193% 증가하며 1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됐다.
마윈이 이날 이례적으로 연설에 나선 것을 두고 그가 점차 활동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윈은 지난 2020년 이후 공개 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중국 금융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한 이후 정부의 눈엣가시가 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앤트그룹의 IPO는 중국·홍콩증시 상장 이틀을 앞두고 불발됐고,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지난 9월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에 대해 3년 넘게 진행한 반독점 조사를 종료한다고 밝힌 후 마윈은 사내 서한 등을 통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기업 관련 공식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시장에선 앤트그룹 재상장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마윈은 이날 앤트그룹의 20주년을 축하한다면서도 “나는 오늘 앤트그룹의 지난 20년이 아닌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직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마윈이 항저우 본사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라고 짚었다.
SCMP는 또한 마윈의 본사 방문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 예고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중국 경제가 직면한 다양한 어려움에 대응해 자국 민간 부문에 대한 시장 신뢰를 높이고자 하는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