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 이어 배터리 韓 상륙작전...中 BYD, 인터배터리 첫 참가

2024-1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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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전 중국 업체 최초 참가

전기차 출시 맞춰 배터리도 국내 진출 예고

EV 넘어 ESS 등 신사업 공략 확대 가능성

전기버스용 블레이드 배터리 사진BYD
전기버스용 블레이드 배터리 [사진=BYD]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 2위 기업인 중국 BYD(비야디)가 한국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이번 진출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국내 배터리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BYD는 배터리 생산 자회사 핀드림스(FinDreams)를 앞세워 내년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 처음 참가한다.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배터리 관련 행사로 내년 3월 개최될 예정이다.

그동안 인터배터리에 중국의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참가한 적은 있었으나 주요 배터리 제조사가 부스를 꾸리고 직접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가 자사 전기차를 내년 상반기 중에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배터리 시장에도 함께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YD는 이번 행사에서 36㎡(약 10평) 규모의 부스를 설치해서 자사 배터리 기술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의 540㎡(약 163평) 규모 부스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가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행사 관계자는 "BYD는 오랜 협의 끝에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번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출시와 배터리 지사 설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BYD는 1995년 왕촨푸(王傳福) 회장이 설립한 배터리 기업이다. 현재는 배터리 기술력을 토대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는 높은 안전성과 낮은 생산비용을 강점으로 삼고 있다. 이를 앞세워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행사에서 BYD는 한국의 주력 상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자사 주력 상품인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을 직접 비교하는 등 공격적으로 부스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잇따른 화재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자사 기술 안정성을 알리려는 전략이다. BYD 관계자는 "블레이드 배터리는 내부 저항을 줄이고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춘 설계가 강점"이라며 "한국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YD의 한국 진출은 국내 배터리 업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부터 차량용 반도체·모터, 상용 전기차 등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토대로 안정적인 공급망 구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은 중국 CATL이 출하량·매출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LG엔솔과 BYD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출 기준은 LG엔솔, 출하량 기준은 BYD가 2위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올 3분기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35.2%) △BYD(17.0%) △LG엔솔(11.2%) 순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BYD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잠재력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BYD는 향후 전기차 시장을 넘어 국내 ESS(에너지저장장치) 산업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할 가능성도 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술 정체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BYD의 한국 시장 진출은 국내 기업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BYD는 배터리에 그치지 않고 향후 ESS 등 신사업 분야로 한국 시장 공략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도 내년 인터배터리 참가를 놓고 주최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매년 인터배터리 참가 논의를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에 밀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참가를 취소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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