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인 저는 출판 분야 트렌드, 출판 과정 등 출판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어요. 처음엔 ‘작가’라는 호칭이 기쁘긴 했지만 매우 어색했죠. 스토리움을 통해 첫 책을 2022년에 출간했고, 현재는 스토리움에서 만난 출판사와 두 번째 책도 출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최지영 작가(필명 임다미)는 변호사다. 금융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인 그가 ‘작가’로 등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토리움’이 있다. 최 작가가 쓴 ‘기억술사-므네모스의 책장’은 스토리움을 통해 매칭이 들어와 2022년 출간됐다. 이어 현재는 스토리움에 등록한 또 다른 작품인 ‘더 뱅크’(가제) 출간을 준비 중이다.
또한 콘텐츠 업계에 진입하는 문턱도 낮춰줬다. “스토리움을 통해 좋은 출판사와 연결돼 책을 출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출판업계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다양한 콘텐츠 관계자들과 만날 수도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은 앞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로 성장할 때 귀중한 토대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스토리움에서 영화와 소설, 만화,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의 싹이 움트고 있다. 창작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토리뿐이다. 학연과 지연 등 네트워크는 필요 없다. 스토리움에 가입해서 좋은 글만 올리면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 눈에 띌 수 있다.
실제 영화 ‘화사한 그녀’ ‘제8일의 밤’ ‘백두산’ ‘불도저에 탄 소녀’, 드라마 ‘배드파파(BAD PAPA)' ‘내 친구의 졸업식’, 뮤지컬 ‘잠시, 후’ 등은 모두 스토리움에서 시작된 콘텐츠들이다.
배우 엄정화가 주연으로 열연한 ‘화사한 그녀’는 스토리움에서 추천스토리로 선정된 뒤 일사천리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2020년 3월 스토리움을 통해 제작사 신영이엔씨와 매칭된 후 2023년 10월 영화가 상영되며 관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화사한 그녀’의 김우현 작가는 스토리움과 관련해 “포기했던 순간에 기회를 열어준 단비 같은 플랫폼”이라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스토리움 ‘세상 모든 이야기가 콘텐츠 되는 곳’
스토리움은 ‘스토리가 콘텐츠가 되는 곳’을 지향한다.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와 새로운 소재를 찾는 콘텐츠 제작자를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스토리움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누구나 스토리움 홈페이지에 가입한 후 본인 글을 올릴 수 있다. 별도의 네트워크는 필요 없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라면, 공정한 계약조건으로 스토리를 사업화할 수 있다.
스토리움은 매칭을 지원한다. 플랫폼 회원이자 스토리 작가인 창작자와 콘텐츠 제작자, 투자자, 에이전트 등으로 이뤄진 이용자는 스토리움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로 이뤄진 이용자 회원 수는 11월 26일 기준으로 1472명에 달한다. 분야별로 보면 방송 업계가 787명(28%)으로 가장 많다. 이어 영화 704명(25%), 출판(웹소설 포함) 341명(12%), 캐릭터·애니메이션 232(8%), 공연·예술 228명(8%), 만화(웹툰) 211명(7%), 투자/배급 185명(6%) 등이다.
등록 작품은 5803편에 달한다. 사업화 희망 분야 1위는 영화이며 2131개(37%) 작품에 달한다. 드라마 1357개(23%),만화·웹툰 803개(14%), 출판(웹소설) 785개(14%)로 그 뒤를 잇는다.
스토리움발(發) 성공담이 계속 나오면서 전체 가입자(창작자와 이용자)는 수직 상승세다. 2016년 494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수는 2017년 4020명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2만3405명에 달한다. 신규 스토리가 꾸준히 유입되며 매칭도 계속 이뤄졌다. 9월 말 기준 2980건이 매칭됐다.
특히 스토리들은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해 독자·관객들과 만났다. 2016년 0건, 2017년 2건에 그쳤던 사업화 건수는 2019년 21건, 2023년 28건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소설(45.8%)을 비롯해 웹툰(22.3%), 공연(18.1%) 등으로 거듭났다. 올해에는 영화 1편, 드라마 1편, 뮤지컬 2편, 웹툰 2편, 소설 10편 등 총 16개 작품이 사업화를 완료했다.
매칭부터 컨설팅, 비즈니스 미팅까지 ‘한 큐’
스토리움은 스토리가 사업화되도록 매칭을 비롯해 컨설팅 등 다양한 직원을 제공한다. 우선 추천 스토리로 선정되면 전문가 컨설팅, 비즈니스 미팅 참석 기회를 준다. 실제 최지영 작가는 ‘파이낸셜 게임’(가제 ‘더 뱅크’)이 추천스토리로 선정되면서 전문가 컨설팅과 오프라인 비즈니스 매칭 미팅에 참석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미팅한 제작사 중 1곳과 계약해 현재 출간을 준비 중이다.최 작가는 컨설팅 등에 대만족했다고 회상했다. “전문가가 원고 300쪽을 모두 읽고 오셔서 캐릭터의 특징과 이야기 구조, 잘하는 점, 잘못한 점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 줬다. 2022년 말에 진행된 비즈니스 매칭 미팅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영화사, 제작사, 출판사 관계자들을 만나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성공담은 더 있다. 이태연 작가는 “내 작품이 괜찮은 게 맞나”는 의구심이 들던 시기에 콘진원과 스토리움이 그의 손을 잡아줬다고 했다. 이 작가의 ‘내 친구의 졸업식'(투유드림)은 2023년 스토리움에서 투유드림과 매칭됐다. 이 드라마는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5개국에 판매를 완료했다. 현재 뮤지컬, 연극 등 N차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이 작가는 스토리움 덕분에 ‘내 친구의 졸업식’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움 매칭을 통해 ‘투유드림’을 만났다. 제작사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공동 제작사도 구했다. ‘내 친구의 졸업식’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딱 5년 걸렸다. 국내에서는 ‘왓챠’와 ‘LG U+ 모바일TV’에서 론칭했는데, 왓챠에서는 공개 하루 만에 시청 순위 10위 안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5개국에 판매도 완료했다.”
“소중한 이야기 지켜드려요” 스토리는 ‘삼중 보안’
스토리움은 3중 보안을 통해 작가들의 소중한 스토리를 보호한다.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스토리움에 가입하려면 모든 회원은 저작권 보호 내용이 포함된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동의하지 않은 회원은 가입과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스토리 공개 범위 설정도 가능하다. 시놉시스, 시나리오 등 스토리는 등록한 창작자의 공개 설정에 따라 공개 대상과 범위가 결정된다. 다른 창작자가 열람할 수 없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관리자 인증을 받아야만 열람할 수 있다. 또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보안 기술을 적용해 스토리 열람 시 임의 복사, 공유, 인쇄 등을 원천 차단했다.
회원 가입도 쉽다. 창작자 회원은 기성 작가와 신인 작가 구분 없이 누구나 스토리 등록이 가능하다. 가입 인증(휴대전화, 아이핀, 이메일 인증 중에서 선택), 정보입력(이름, 아이디, 연락처, 필명 등)만 하면 즉시 회원 가입이 완료된다.
사용 방법 또한 간단하다. 로그인한 후 스토리 제목, 집필 단계, 수상 내역, 사업화 희망 분야 등 스토리 등록 템플릿에 맞춰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스토리 공개 범위 설정도 가능하다. 스토리 등록 완료 후 스토리 수정·삭제, 매칭 관리 등도 할 수 있다.
다만 비방과 욕설, 음란물, 광고 글이나 등록과 관련 없는 글, 저작권에 위배되는 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다.
이용자 회원은 스토리움에 등록된 스토리를 열람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작품은 매칭 신청하면 된다. 스토리 창작자가 매칭을 수락하면 작가 연락처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