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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박서진, 정신질환으로 병역면제...무조건 가능?

2024-12-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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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방송화면캡처
[사진=KBS방송화면캡처]
트로트 가수 박서진은 한 인터뷰에서 "히트곡 하나만 내고 군대에 가고 싶다. 그런 노래를 내지 못하고 군대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며 입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박서진이 여러 차례 언급하다보니 팬들은 자연스레 그가 올해 군대를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28일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박서진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이 맞다. 20대 초반 가정사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20대때 병역 면제를 판정받았던 박서진이 계속해서 군대에 대해 언급해온 이유에 의아해했다. 

특히 일부 팬들은 '박서진이 병역 의무를 기피하는 것 아니냐' '대중을 기만했다'면서 예능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했고, 한 팬은 활발한 방송 활동과 콘서트 매진 등으로 심신장애는 회복됐으니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처분 변경이 가능하지에 대한 질문글을 올리기도 했다. 
 
병역면제 사유도, 병역면제 위한 범죄도 '정신질환'이 1위
최근 5년간 병무청 병역판정검사 결과 면제사유 1위는 정신질환이며, 병역면탈사건 유형 1위도 정신질환 위장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5년간 병역판정검사 면제 사유별 현황 자료 및 최근 5년간 병역면탈 사건 적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병역면제자의 20%인 6705명이 정신건강 문제로 면제를 받았으며, 병역면탈 사건의 29%인 113건이 정신질환 위장으로 적발됐다.

병역면탈 사건에 대한 형사처분 결과 기소된 294명 중 재판 중인 31명을 제외하고 263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7명이었고, 나머지 204명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정신질환의 경우 판정이 어렵고 병역면탈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보니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20대 정신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정신 및 행동장애 환자는 2019년 32만8274명에서 2023년 48만6755명으로 매해 늘고 있다. 특히 20대 남성의 정신 및 행동장애는 2019년 15만5534명에서 2023년 20만9109명으로 5만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신질환있다면 무조건 병역면제?
모든 정신질환자가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는 걸까. 당연히 'NO'다. 

병역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인한 병역 면제는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심각한 정신질환이나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의 상태만 면제 사유로 인정된다. 예로 정신분열증(조현병), 심각한 우울증, 만성적인 불안장애 등 경우에 병역 면제가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미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면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병역 의무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되면 면제가 가능하지만 반드시 전문적인 정신과 진단과 심사를 거쳐 진단서를 받아야 한다. 이후 진단서를 바탕으로 군 당국에서 추가적인 심사를 진행한다. 신체검사 과정에서 정신과 관련된 항목에 대해 추가적인 심사를 통해 병역 의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면제 판정을 받은 후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심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상태가 호전되거나 변화가 있으면 병역법 65조 제8항에 따라 처분이 취소하고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가능할 수 있다.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허위 진단서를 제출할 경우, 이는 범죄로 간주돼 처벌을 받게 된다. 

병역법 제88조에 따르면 허위 진단서를 내거나 가짜 질병을 주장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며, 수백만 원의 벌금도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면제 처분이 취소되고 복무가 명령될 수 있다. 정신과 의사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경우, 의료법 위반에 해당돼 면허 취소와 함께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고 진단 과정에서 의사 실수나 착오가 있었다면 처벌이 달라질 수는 있다. 


박서진은 여러 방송에서 만성신부전증을 앓던 셋째 형의 49제 당일 간암으로 투병하던 큰 형이 간 이식 부작용으로 세상을 떠났고, 모친도 자궁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비와 생계를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해 아버지를 따라 뱃일을 했다며 가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았다. 이로 인해 20대 초반 우울 장애와 수면 장애 등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남다른 가정사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하지만 20대 초반에 면제 판정을 받은 사실을 말하지 않고 군대에 대해 언급한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박서진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오해가 쌓일 대로 쌓여 가고 있다. 만약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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