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트럼프 2기' 외교·안보 기조 고심..."8·15 독트린과 美대북정책 잘 융합되도록"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안보라고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꺼번에 확 바꿀 수 있을지 잘 좀 챙겨 주기 바란다"고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안보 분야에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선공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인 대외 환경 변화와 함께 기회요인도 함께 있을 걸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민관이 함께 고민하면서 현명하게 대응해 나가도록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재계, 트럼프 2기 대응 위해 해외네트워크 총가동
국내 재계가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 체제 구축에 나섰다. 삼성·SK·현대차·LG 등은 트럼프 1기 때 형성한 네트워크와 해외 대관조직을 중심으로 미국 정계와 소통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정되면서 국내 총수들의 네트워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전 세계 IT(정보통신) 기업인들을 위한 '테크 서밋'을 열었을 때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다만 당시 국정농단 사태 수사에 따른 출국 금지 조치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이 회장은 2019년 6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호명하며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자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으며 취임 직후인 내년 2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워싱턴DC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인터뷰] "트럼프 2기 대중정책…바이든 노선+트럼프 리듬의 '프랑켄슈타인식 조합처럼 보일 수도"
“다가올 트럼프 2기에 중국과 미국이 맞닥뜨린 최우선 과제는 중·미 관계의 안정적 유지 여부나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아닌, 더 심각하고 까다로워진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댜오다밍(刁大明)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7일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베이징에서 본지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향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정책은 불확실성이 만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댜오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취사선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대중 정책 기조를 이어갔듯,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동맹 관계처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정책을 계속 밀어붙임과 동시에, 트럼프의 개인적 특색이 담긴 예측이 불가능한, 심지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K조선, 트럼프 당선에 수혜 기대감 고조...MRO 수주 '청신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력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중국 해군력을 경계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사업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내걸고 있는 만큼 조선업계에선 MRO(정비·수리·운영) 분야 수주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분야로 MRO 사업이 거론된다. MRO는 함정과 지원 선박의 유지, 보수, 정밀검사를 말한다. 해상에서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엔진을 관리하고, 함정 정밀검사와 보수를 한다.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해군 함정 내 특정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관리하기도 한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