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7조6196억원, 5조2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발표하기 이전인 지난 금요일 거래대금(코스피 7조9443억원, 코스닥 5조4524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수도 전날 반짝 오르고 이날은 도로 내렸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09포인트(0.47%) 내린 2576.88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27포인트(0.30%) 하락한 751.81에 장을 종료했다.
최근 코스닥 월평균 거래대금은 7월 7조4000억원, 8월 7조5000억원, 9월 6조3000억원, 10월 6조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7월에는 8543억원, 8월에는 2576억원, 9월에는 -967억원, 10월에는 6840억원, 이달 들어 -3826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1조6165억원이었다는 점에서 대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폐지 소식에도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미국 대선, FOMC 등 주요 이벤트뿐만 아니라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상장 기업 이익 성장률 둔화 우려 등이 거래 활성화를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투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거나 증시를 떠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아왔다.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르기 때문이다.
거래대금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고객예탁금, 빚투가 모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투자자예탁금은 50조4239억원이었다. 지난 1월 2일 59조4948억원 대비 15.25%(9조709억원) 줄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월 중순 20조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17조9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그간 증권업계에서는 금투세 존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자본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분석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금투세가 폐지되면 상대적으로 개인 거래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에서 유동성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과 FOMC 등 이번 주에 예정된 대형 이벤트를 앞둔 투자자의 관망 심리가 걷히면 우리 증시가 비로소 회복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보다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 증가를 수반한 주가 회복은 대선과 FOMC 이후에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투세 폐지보다 '트럼프 트레이드' 약화가 국내 증시 회복에 변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인데 한국은 전 세계 트럼프 트레이드에서 소외되며 수급이 더욱 취약해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