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필자는 K-뷰티의 해외 성장을 가장 중심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브랜드, 마케팅, 유통 및 커머스 측면에서 다양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K-뷰티 산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최근 K-뷰티의 성취 중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돋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북미 시장에서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K-뷰티 브랜드의 온라인 마케팅 역량이 결합되면서 아마존 등 주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 상위권에 진입한 국내 K-뷰티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시작된 MZ세대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K-뷰티의 성장은 온라인 중심의 유통과 콘텐츠 마케팅의 고도화와 함께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 개발과 팬덤 구축에 힘쓰는 한국 뷰티 마케터들의 뛰어난 역량이 크게 작용했으며, 소셜미디어에서의 지속적인 바이럴이 현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한 뛰어난 생산 기반에 따른 제품 경쟁력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데 있어 단순히 폴로어가 많다는 이유로 수천만~수억 원의 예산을 지출한다. 크리에이터들의 성향과 영향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인 메시지만 노출하는 사례도 태반이다.
대부분 회사의 담당자들이 크리에이터와 직접 관계를 맺기 위해 수많은 접촉을 시도하지만 실제로 관계를 맺기도 어렵다. 결국 보고용 자료를 만들기 위한 비용 집행이 이뤄지는 사례가 상당하다.
향후 10년의 뷰티 마케팅은 누가 얼마나 정확하게 타깃 고객군과 그에 적합한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를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누리하우스는 북미, 동남아 등 각 지역에서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양성하고 이들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크리에이터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들의 연결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 공식을 따르지 않고 해당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크리에이터와 연결해주는 것이다.
K-뷰티는 중국과 동남아 등 후발 뷰티 국가들에 추격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동남아와 같은 기존 강점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유통에서는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 형성은 강력한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약점이 될 수 있다.
이제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 주자가 아니라 특정 영역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 각 시장의 규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품 경쟁력과 접근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의 본질을 지키면서 지금까지의 마케팅 및 콘텐츠에 대한 강점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K-뷰티에 열광하는 전 세계 팬들과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크리에이터와의 협력이나 메시지 강화도 중요한 전략 포인트가 될 것이다.
K-뷰티 산업은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장 공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혁신적인 전략이 계속 나와야 한다. 이 같은 전략의 핵심은 K-뷰티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메시지와 콘텐츠를 통한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