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이뤄진 13일자 스웨덴 공영 SV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나는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서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왜 축하하고 싶지 않았냐고 묻자, 한강은 "아니다. 아들과 함께 카밀러(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다. 축하하고 싶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기자가 당신의 부친이 딸이 세계의 상황(우크라이나 전쟁 등) 때문에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언급하자, 한강은 “뭔가 혼란이 있었던 거 같다. 그날 아침 아버지께 전화드렸을 때 아버지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큰 잔치를 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큰 잔치는 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강은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어서 잔치를 열지 말라고 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을 당시에 대해선 "인터뷰할 때 장난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진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한강은 또한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분명히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1년에 소설 한 편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예를 들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시간을 들여 계속 글을 쓰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라며 글 쓰는 게 무용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한강은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을 빨리 끝내고 노벨상 수락 연설문 작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림원으로부터) 에세이를 써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 쓰는 짧은 소설을 이달이나 내달 초까지 마무리하고 그 이후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