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책임을 '한은 실기론'에서 찾으려는 각종 시도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1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의 배경과 피벗(통화정책 전환) 후속 방향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금리 인하가 내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 총재는"한 차례 인하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며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등 피벗 효과가 없다"고 안도걸 민주당 의원이 지적하자 "부정하기 어렵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악화했다는 지적에는 적극 대응했다. 이 총재는 "자영업자 상황은 저금리 때 부채가 많이 쌓인 구조적 문제도 있다"며 한은 실기론을 주도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의식한 듯 "한은은 구조적 요인도 고려한다는 점에서 KDI와 시각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는 금통위원 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임명직 금통위원 5명의 연간 연봉 포함 지원금이 35억3000만원에 달한다며 처우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 의원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을 챗GPT에 질의한 결과를 보여주며 "챗GPT는 25초 만에 11월 금리 동결이 최적의 선택이라고 말한다"며 "챗GPT 연간 비용은 3만5000원, 금통위원 보수는 35억원인데 챗GPT를 금통위원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과 한 달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하고 서로 의견을 듣는다"며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10월 금통위와 관련해 챗GPT를 써봤는데 금리 동결이 최선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금리를 낮춘 것을 보면 역시 (챗GPT는) 믿을 수 없다"고 맞섰다.
한편 취임 후 저출산·돌봄 문제, 입시제도 등 구조 개혁 이슈와 관련해 논쟁적 해법을 제시해 온 이 총재는 선출직 선거 출마 의사를 묻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