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해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조직의 안정, 내부 통제 강화, 기업 문화 혁신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조직의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에 신경 써야 할 때"라며 직접적인 사퇴 의사를 묻는 위원들의 질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임 회장은 이날 국감 내내 반복되는 여야 정무위원들의 내부통제 실패 지적에 대해 반복해서 사과했다. 그는 "전임 회장 부당대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결코 전임 회장을 두둔하거나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할 이유도 없었다. 우리금융은 절벽에 서 있다는 심정으로 기업 문화를 바꿔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통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회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더 이상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임 회장은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사전 합의제를 폐지하고,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가 임원을 선임할 때 지주 회장과 미리 협의하도록 해왔는데, 이 절차를 없애 회장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사전 합의제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기도 했다"며 "회장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와 함께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도 필요하다"면서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되는 윤리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직속으로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되는 윤리경영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신 감리조직을 격상하고 부적정 여신에 대한 내부자 신고 채널을 강화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금감원장이 우리금융 인사에 개입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현재 검찰 수사, 금감원 검사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정확한 사건의 실체와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