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였던 중국 증시까지 오르는데 왜 한국 증시만 이럴까요."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증시는 소외돼 있다.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와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완화된 반도체 고점론에도 증권가는 우리 증시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도 "최근 반도체 수출 성장률이 둔화(7월 50.1%→8월 38.3%→9월 36.7%)되며 업황 전환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라며 "주요 수출 대상인 중국 비중이 낮아지고(2023년 2월 44.9%→2024년 8월 33.4%)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급락한 글로벌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가 걷히고 마이크론 실적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발언으로 반도체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반등 중이다. 지난 9월 4일 대비 10월 4일 미국 나스닥종합(6.2%), S&P500(+4.2%), 다우산업(3.4%) 등 3대 지수와 일본 닛케이225(4.3%) 지수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간 침체돼 있던 중화권 증시도 금융당국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한 달 새 중국 상하이종합(19.8%, 국경절 연휴 휴장 전인 9월 30일까지 기준), 홍콩 항셍(30.2%) 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한국 증시만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9월 4일부터 10월 4일 사이 마이너스 수익률(-0.4%)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실적 불안 심리가 완화한 이후에도 기업 이익과 맞물린 수출 실적의 성장률이 꺾이면서 완만한 반등세도 보여 주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외 전 산업 수출 증가율도 낮아져 반도체 성장을 대체하지 못하고 전체 수출 증가율 둔화로 이어졌다"며 "한국 경제가 부진한 내수로 성장이 제한된 상황이며 이를 반영한 한국 주식시장이 해외 시장에 뒤처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증가율 둔화는 증시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달리 한국에선 금융당국 정책과 정치권의 입법을 통한 증시 상승 동력 확보도 쉽지 않다.
앞서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목표로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됐다. 그런데 이를 산출하기 시작한 9월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3거래일간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지수 구성 종목 100개를 1조7000억원 이상 순매도할 만큼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국회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반도체특별법' 입법을 여당이 추진하고 있지만 '대기업 특혜론'을 제기하는 야당 측 반대로 신속한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행·유예·폐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금융투자소득세 또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석 달 내에 소득세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2025년 1월부터 금투세 과세가 시작되는데 더불어민주당 당론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