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이다. 유쾌한 성격과 통쾌한 액션으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베테랑 형사 '서도철'이 대중에게 돌아왔다.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배우 황정민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베테랑 형사 '서도철'을 연기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홀렸다.
영화 '베테랑2'는 1편과는 다른 톤앤매너를 가지고 있다. 1편이 유쾌하고 경쾌한 톤앤매너를 보여주었다면 2편은 박진감과 질문거리를 강조한다.
"'베테랑2'는 전보다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정의'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생각해야 하는 거고요. 애초에 류 감독님께서 1편과 똑같은 톤으로 찍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에 저 역시도 그 부분을 존중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부당거래'에서 다뤘던 심도 깊은 고민을 이번 작품의 톤에 맞게 나눈 것 같아요."
황정민은 9년 만에 돌아온 '서도철'에 관해 누구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역할과 함께 시간을 공유한 사이로 캐릭터에 자기 자신이 투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서도철' 역할을 다시 연기하는 데 있어서 고민보다 자신감이 더 컸어요. 1편에서 연기한 '서도철'은 이제 저만 할 수 있는 인물이니까요. '이걸 언제 꺼내야 하나?' 하던 차였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고 쉽게 찍을 수 있었어요."
가장 큰 고민은 액션이었다고 털어놨다. 액션 영화에 남다른 감각을 발휘해 왔던 류 감독의 작품답게 영화 '베테랑2'는 보다 화려하고 타격감 있는 액션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액션이 과하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견뎌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
그는 "황정민은 늙어도, '서도철'은 늙으면 안 된다"며 '배우 정신'으로 작품에 몰두하고 몸을 내던졌다고 설명했다.
"(액션 연기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선배가 돼서 '힘들다'고 하는 게 좀 창피하잖아요. 일부러 힘들어도 아닌 척했습니다. 그리고 액션 합이 워낙 정교하게 짜여서 아파 보여도 부상 없이 촬영을 잘 마쳤어요."
'서도철'은 범죄자들이 적은 형량을 받고 사회로 돌아오는 모습과 범죄자들을 폭력으로 다스리는 '해치', 이를 응원하는 대중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서도철'의 신념이 흔들리고 이를 지켜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영화의 기본은 '정의는 살아있고,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서도철'이 '박선우'를 심폐 소생시켜서 살려내는 시퀀스가 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너를 살려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가졌고 그래서 그 시퀀스가 중요했죠."
또 '진정 사과할 줄 아는 용기'에 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말미 '서도철'이 아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잖아요. 그 사과의 의미가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어른이기 때문에 다 성장했다고 판단하고 어른 말이 다 맞다고 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어른이어도 형편없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진정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모든 사회가 정도 있게 걸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박선우' 역을 연기한 배우 정해인에 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해인이가 '베테랑2'에 합류한 건 더 없을 행운"이라며 웃었다.
"'박선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복잡한 내면을 지닌 캐릭터예요. 국화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해인이의 얼굴 덕분에 박선우가 더욱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액션도 정말 잘하잖아요. 기본적으로 몸을 잘 쓰더라고요. 해인이가 가진 유연한 몸과 연기력 덕분에 액션 장면이 더 강렬해졌어요."
어느새 데뷔 30년째가 됐다. '서도철'이 그러하듯 그는 자신만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들어가며 대체 불가 배우로 영역을 공고히 하는 중.
"제가 연기한 배역은 다른 사람이 안 떠오르게끔 만들고 싶어요. 이왕 할 거 미친 듯이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둘 중 하나거든요. 아마 그래서 감독님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거 아닐까요? 믿고 맡길 수 있으니까요. 제 직업은 광대로서 보여주는 것이니까 앞으로도 관객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싶어요. 작품으로 공감하는 건 예술가의 삶이잖아요.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놓칠 것 같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우리 부모 세대가 왕년 배우를 언급하며 '최고의 배우였다'고 말하는 것처럼, 나중에 '멋있는 배우였다'고 소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