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이 연내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와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맺은 3국 협력 체제를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24일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과 23일(현지시간)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2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계기 만남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한 테이블에 앉게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는 8번째다.
외교부에 따르면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 사항이 각급별, 분야별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각국의 국내 정치 상황 변화에 상관없이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화 노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또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계기로 한·미·일 사무국 설립에 대한 발표가 이뤄지도록 하자는 데 동의했다.
세 장관은 북한의 최근 우라늄 농축 시설과 신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대 공개, 지속되고 있는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 등에 우려를 표하고,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하에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견인하자고 의견을 교환했다. 또,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미·일 양국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조태열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의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3자 협력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긴밀히 협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함께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장관은 미국 방문 기간 유엔총회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 국제기구 대표 등과 20여 차례에 걸친 양자·소다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4일에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파리야 쿠바 외교장관과 양국 수교 이래 첫 회담을 열어 상호 상주공관 개설 추진 상황을 비롯해 관련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측은 수교 이후 상호 인사를 파견해 공관 개설을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