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이날 일본 교토에서 열린 한·일 문화장관 양자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카운터 파트너인 모리야마 마사히토 일본 문부과학대신에게 “사도광산과 관련해 두 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용 차관은 “사도광산의 전시 시설물의 개선에 관해 일본 측에 요청했다”며 “또 하나는 추도식에 일본 측의 고위급 참석 등 일본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전시시설을 개선하고, 일본이 약속한 사도광산 노동자 추도식에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앞서 일본 현지 매체들은 이번 한·일 문화장관 양자 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 관련 기록물을 방문객이 많이 몰리는 키라리움 사도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일본 측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잇달아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용 차관은 기록물을 이동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부분은 말하기 어렵다”며 “현재 전시물이 패널 형태로 약간 빈약한 부분이 있어서, 상설 전시 형태로 보강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전시 보강에 관해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 측은 관련 부서에 우리 정부의 요청 사항을 알려서 협의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문체부는 같은 날 열린 한·중 양자 회의에서 향후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협의했다. 용 차관은 장정 중국 문화여유부 부부장과 만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해서 양국 간의 여행객과 교류를 늘리고자 하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중국 측 역시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2030년 역내 교류 4000만명 달성을 위해서는 출입국 편의 제고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자 문제가 관광교류 확대에 중요하다는 방향 하에 문체부는 외교부, 법무부 등과 실무 협의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한·중 양국은 △게임과 영화, 대중음악 등 양국의 미래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산업의 교류 활성화 방안 △양국 간 인적교류의 핵심인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용호성 차관은 ‘제15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모리야마 대신, 장 부부장과 함께 3국 간 문화교류·협력 방향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2025~2026년 문화교류의 해’ 추진을 위한 협력 각서(MOC)를 체결했다.
‘교토 선언문’에는 △미래세대 중심의 문화교류 강화 △문화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끄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간 교류 확대 △세계(글로벌) 공공재로서 문화의 역할 확대 △문화유산 보호 및 협력 강화 △문화 분야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및 저작자로서의 권리보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한 3국은 202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한국 안성시, 중국 마카오 특별행정구, 후저우시, 일본 가마쿠라시가 선정됐음을 선포했다. 3국은 2014년부터 지역 간 교류를 활성화하도록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선정해 다양한 문화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