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대전이 본격화했다. 애플이 AI(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16 시리즈를 선보였고, 화웨이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내걸고 3단 폴더블폰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두 글로벌 기업의 도전장을 받은 삼성전자는 AI폰과 폴더블폰을 필두로 할인 공세를 펼치는 등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 아이폰16 시리즈 출격···시장 평가는 ‘글쎄’
아이폰16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가 꼽힌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최신 칩인 A18과 A18 프로가 장착된 해당 기능은 이모티콘 생성, 녹음·번역, 사진 찾기, 메일 요약 등을 제공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위해 아이폰16 시리즈를 만들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다만 아이폰16 출시 후 시장의 평가는 다소 냉정한 분위기다. 전작에 비해 눈에 띄는 차별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 이후 “놀라운 일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앞서 스마트폰에 AI를 입힌 갤럭시 S24 시리즈 등과 기능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은 내년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지원될 예정이다. 그나마도 한국 시장 일정은 미정이다.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됐으나 ‘반쪽짜리’ 발표에 그쳤다는 의견이 국내에서 나오는 이유다.
◆中 화웨이까지 가세···조급해진 삼성, 갤럭시S24 반값으로 ‘뚝’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출시에 맞춰 중국 기업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미 출시 전날 선주문 건수가 300만건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대박 조짐이 주목된다.
시장에선 삼성과 함께 애플, 화웨이 간 아시아 시장 점유율 뺏기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73%, 애플은 25%를 기록했다. 하반기 아이폰16 출시로 애플 점유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흥행에 성공한 아이폰12·13 시리즈 이후 약 3년 만에 내놓은 신규 모델이라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판매 실적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11.3%에서 올해 2분기 15.4%로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이 17.4%에서 15.5%로 하락했다. 이미 화웨이는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지난 2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9% 폭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글로벌 경쟁사 신제품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삼성은 갤럭시S24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는 등 ‘안방 지키기’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갤럭시 S24 공시지원금을 20만원에서 53만원으로, KT는 24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했다. KT는 전환지원금을 더하면 최대 58만원까지 할인된다. 갤럭시S24 256GB 모델 출고가는 115만5000원으로 반값에 구매 가능한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이폰16을 기다려온 교체 수요 일부를 뺏어 오고, 기존 고객도 붙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