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란 고위 외교관을 초치해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이전한 것이 사실이라면 양자 관계에 파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AP통신, CNN 등 복수의 미국 언론은 미국과 유럽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서방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러시아에 수백 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전했다고 지난 7일 전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인 브리게디어 파즐롤라 노자리 준장도 이란 노동통신사에 “러시아에 미사일을 보내지 않았으며, 이 주장은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주장했다. 노자리 준장은 “이란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갈등의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했다는 동맹국의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들과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조사하고 있으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러시아의 불법 침공에 대한 이란의 실질적 지원 확대를 나타낸다”며 “이란에 중대한 제재 조치를 부과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대러시아 탄도미사일 제공 보도에 대해 질문받자 “극적인 상황 악화”로 규정한 뒤 이란이 상응하는 “중대한 결과”에 직면토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수백기를 보냈다는 보도에 대해 크렘린궁은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WSJ의 이 보도를 봤다면서 “이란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런 정보가 항상 진실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란과 무역·경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고 민감한 분야를 포함해 모든 가능한 분야에서 우리의 협력과 대화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