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SK텔레콤이 할당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3.7기가헤르츠(㎓) 대역 5G 주파수의 경우 이번에는 할당 사업자를 정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주파수 대역에 대해 향후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1일 발표한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펙트럼 플랜을 통해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위성·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주파수의 향후 할당 계획을 발표한다. 이번에는 오는 2027년까지의 할당 계획이 언급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이용 중인 주파수 중 3G 주파수 20메가헤르츠(㎒)와 4G 주파수 3500㎒의 이용기간이 2026년 6월과 12월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이 중 3G 주파수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할당받아 3G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3G 이용자 수는 60만명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전체 이용자의 약 1%에 해당한다.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할 경우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4G나 5G로 넘어간 상황에서 3G 회선 수는 매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3G 서비스가 조만간 종료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T와 KT가 할당받은 3G 주파수의 이용기간이 2026년 12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전세계적으로 3G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통신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상황에 따라 2026년 12월 이전 3G 서비스를 조기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 연구반을 운영한 뒤 내년 6월 대역별 재할당 여부를 확정짓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남영준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사업자가 3G 서비스 종료를 희망할 경우 조기종료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계획 등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SKT가 2년여 사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로 인해 5G 주파수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든 만큼, 이번 결정이 SKT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유영상 SKT 대표는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예전에 (그런) 주장을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이미 우회적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통신 3사가 28㎓ 서비스를 포기하면서 지난해 말 반납한 28㎓ 주파수 2400㎒ 대역 역시 연구반 논의를 거쳐 활용 방안을 결정한다.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허가 취소 이후 아직 관련 정책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방향을 정한 이후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현재 다른 용도로 사용 중인 주파수 378㎒를 이동통신 용도로 신규 확보하고, 현재 통신 3사 중심으로 할당된 이동통신 주파수를 전 분야에 개방해 사회 전반에 이동통신 기술을 통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요자별 최적의 이동통신 주파수 공급을 위한 새로운 주파수 공급 절차를 마련한다. 오는 2025년부터 시범 운영을 추진한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6G 주파수에 대해서도 후보 대역 선정을 추진하는 등 준비에 들어간다.
또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선박 등 신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주파수를 적기 공급하고, 위성통신 활성화를 지원해 위성 서비스용으로 사용 가능한 1000㎒폭 확대 공급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수해·해상 등 재난 예방·대응을 위한 선제적 주파수 확보와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안보 강화를 위한 산업·생활·국방 등에 주파수 공급을 추진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주파수 수요가 이동통신뿐 아니라 다양한 신산업, 안전 분야로 폭넓게 확대됨에 따라 효율적 주파수 공급·이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플랜의 차질 없는 실현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