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철의 권주가] 개인 채권 순매수 전년比 4조 증가…기타금융·특수채 급증

2024-08-20 17:57
  • 글자크기 설정

전체 순매수 12%↓…개인 16%↑

기대 수익률 높은 유형으로 이동

국채·은행채·회사채 비중은 줄어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주식(株式) 거래와 채권(債券)을 비롯한 증권 투자가 대중화하고 있습니다. 거래소에는 나날이 새로운 종목이 상장하고 수많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이들 종목이나 지수와 관련한 상품을 끝없이 쏟아냅니다. '채권·주식 가치 탐구(권주가·券株價)'는 자본시장에 이제 입문한 기자가 종목, 시장, 산업을 공부하고 관점을 세워 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8개월간 채권 장외시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채권을 4조원 더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줄었는데 개인은 반대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끕니다. 금리 인하 기대로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이 많아지면서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반영된 모습입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채권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올초(1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전체 투자자의 채권 장외시장 순매수 금액은 379조552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3%(53조86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개인은 작년 24조2000억원을 순매수했고 올해는 그보다 16.5%(3조9924억원) 증가한 28조1924억원을 순매수하며 다른 투자자들과는 반대로 움직였죠.

전체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습니다. 작년 1월 1일부터 8월 19일까지 전체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432조6382억원이었습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 비중은 5.6%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이 전체의 7.4% 비중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개인 순매수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늘어난 것이죠.

올해 들어 개인이 순매수한 채권을 발행 주체별로 나눠 보면 기타금융채와 특수채 순매수 금액이 작년보다 급증했습니다. 전체 순매수 금액에서 이들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보다 확 늘었어요.

일단 기타금융채 순매수 금액이 6조8945억원으로 24.5%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1% 늘고 전체 비중도 3.8%포인트 증가한 것입니다. 기타금융채는 금융채 중 신용카드사·할부금융(캐피탈)사·증권사·보험사·종합금융사·저축은행 등 은행 아닌 금융사가 발행한 채권을 말해요.

반면 개인의 은행채 순매수는 작년 2조6824억원에서 올해 2조5730억원으로 4.1% 감소했고, 비중도 11.1%에서 9.1%로 2.0%포인트 줄어들었어요. 작년에도 개인들은 은행채보다 기타금융채를 많이 순매수했지만, 올해는 은행채 순매수가 줄면서 기타금융채와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타금융채는 은행채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덜 안정적이지만 발행금리 수준이 높아 기대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달 19일 거래가 체결된 은행채 종목을 보면 신용등급 범위가 최저 AA-에서 최고 AAA까지, 무등급 채권을 제외한 평균수익률 범위가 3.121%에서 4.937% 사이에 있는데요. 기타금융채 중 '삼성카드 2445'는 가장 높은 신용등급(AA+)과 가장 낮은 평균수익률(3.220%), '아이비케이캐피탈 202-3'은 가장 낮은 신용등급(A-)과 가장 높은 평균수익률(7.382%)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개인의 특수채 순매수도 연초부터 올해 8월 19일까지 2조8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3% 늘어났습니다. 작년에 전체 순매수 금액 중 3.4%에 불과했던 비중도 올해는 3배인 10.2%로 늘어나면서 은행채 비중을 넘어섰고요.

특수채는 한국전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법률에 의해 직접 설립된 법인이 발행하는 공사채·공단채 비중이 큰 유형입니다. 이들은 재무 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높은 신용등급으로 발행되는 게 특징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특수채 발행 확대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채는 거의 모든 특수채가 신용평가 최고등급(AAA)으로 발행되는데, 발행 주체의 재무 상황보다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신용등급 결정에 주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특수채는 민간부문 채권보다 높은 신용등급과 낮은 수익률로 평가·거래되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신용도가 최고 수준인 국채보다는 특수채가 좀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국채와 특수채의 안정성을 비슷하게 인식한다면 특수채 투자를 더 선호할 수 있겠죠.

그래서일까요? 올해 개인들의 전체 채권 순매수 금액에서 국채 비중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습니다. 국채 순매수 금액 자체는 8조7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지만, 비중은 작년 34.6%에서 31.0%로 3.6%포인트 감소했어요. 신용등급이 다양하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인 일반 회사채의 순매수 금액도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6조489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비중은 26.2%에서 23.0%로 3.2%포인트 줄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