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가해차량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차모씨(68)에 대해 전날 오후 5시 30분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사고 발생 23일 만이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에는 차씨와 차씨 아내도 포함됐다.
사고는 일방통행길을 역주행한 차량이 보도 위에 있던 직장인들을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시중은행 직원 4명과 서울시청 직원 2명, 서울 대형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 등 9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과 그간 수사내용을 종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차씨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도 고려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사흘 만인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피의자 조사를 했으나 차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입장을 줄곧 고수하고 있다.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와는 배치되는 진술이다.
국과수는 가해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차씨가 사고 당시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으며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차씨는 갈비뼈 등이 다쳐 현재 수도권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