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 걸쳐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비구름이 수도권과 남부지방을 오가며 많은 비를 뿌렸고, 24일 새벽에도 부산 등지에 피해를 줬죠.
이처럼 태풍이나 장마 등 시기에 폭우가 내리면 지하 주차장이나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 피해가 많이 발생합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규모는 3582건,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에 달합니다.
침수차 늘어나는 장마철…손해율도 상승세 타는 시기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 차량 등 피해 규모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보험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보험료 수익 대비 보험금 지급액을 뜻하는 손해율은 높으면 높을수록 보험사 손실이 커집니다.
보험금 지급 외 운영비용 등을 고려한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해율이 80%보다 높으면 보험사는 자동차보험으로 손실을 보게 되고, 그 손실 규모가 클수록 보험료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손해율이 손익분기점 수준이나 그 이하로 유지된다면 보험사에 이득을 안겨주지만 다음 해의 보험료 인상률을 정할 때 보험소비자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지는 ‘상저하고’ 경향을 보입니다. 최근처럼 7~8월에 장마·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크고 여름휴가로 인해 차량 이동이 증가하면서 교통사고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4분기는 폭설·한파로 인한 고장과 사고도 많아지는 시기죠.
작년에도 주요 손보사들의 누계 손해율은 상반기 77.2%에서 연간 79.8%로 2.6%포인트 올랐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79.5%까지 높아진 데다가 작년 여름보다 태풍·장마 등으로 인한 피해가 커 연간 누계 손해율이 8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3년 연속 내렸는데…손해율 반등 시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
그럼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최근 지속해서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2019년 92.9%에 달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지난해 80.7%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손보업계도 금융당국과 협의해 자동차보험료를 3년 연속 인하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손해율이 반등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에도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했는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르고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한다면 이를 내년 보험료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작년 대비 소폭 높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도 보험료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손해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