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는 표준 기술로 시장 확장 측면은 유리하지만, 차별화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많은 고객과 다양한 제품을 평가해 온 만큼 기술력과 노하우가 쌓여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는 18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CXL 솔루션'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토리지 등 부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빠른 연산 처리를 돕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CXL은 AI 응용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역할은 다르다. HBM은 메모리 제품이고 CXL은 메모리 확장 기술이다.
최근 AI 서버 시장에서는 CXL을 활용한 'CMM-D(CXL 메모리 모듈 D램)' 제품이 HBM과 함께 차세대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하는 AI 서버에서 D램의 용량·성능 한계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수요와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AI 학습·추론 데이터 처리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 상무는 이를 두고 "AI 모델 사이즈 등 확산 속도가 메모리의 성장세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서버를 증설해야 했으나,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자리에 CMM-D를 꽂으면 편리하게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개발한 삼성전자 'CXL 2.0 D램'은 업계 최초로 '메모리 풀링' 기능을 지원한다. 이는 서버 플랫폼에서 다수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을 만들고, 각각 호스트가 필요한 만큼 메모리를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데이터 전송 병목현상을 줄이고 데이터센터 총소유 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 CXL 기반 D램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업계 최고 용량 512기가바이트(GB) CMM-D 개발, 업계 최초 CMM-D 2.0 개발 등에 성공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CMM-D △CMM-H(D램·낸드 혼용 제품) △CMM-B(메모리 풀링 솔루션 박스) 등 다양한 CXL 기반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올해 2분기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 제품을 출시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4개만 꽂아도 1테라바이트(TB)가 넘는 AI 서버 메모리 구현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로 리눅스 업체 레드햇으로부터 인증받은 CXL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CXL 관련 제품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서버 전 구성 요소를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에서 검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을 결성한 15개 이사회 회원사 중 하나로, 메모리 업체 중 유일한 이사회 멤버다. 2019년 CXL 컨소시엄 발족 초기부터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메모리 업체 등과 함께 CXL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최 상무는 향후 CXL 시장을 두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부터 CXL을 지원하는 CPU가 나왔다. 또한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제일 빠른 ODM(제조자설계생) 업체 등으로부터 CXL 2.0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8년을 확 뜨는 시기로 추정한다. 그때는 기술이나 관련 제품이 준비될 것이다"며 "그전까진 생태계 형성과 사용자 경험 공유 등이 이뤄지며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최 상무는 CXL의 역량과 생산 능력에 대해 "서버용 D램 메모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조립과 평가 기술 등 SSD 솔루션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