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정부의 세제 개편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임대차2법 등 대표적인 부동산 시장 규제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등 주택 공급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들 규제가 도입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어서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재초환과 임대차2법 등 부동산 규제가 주택 공급 부족과 전셋값 불안 등으로 이어지면서 규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 부활(재초환) 또는 도입(임대차2법)된 이들 규제에 대해 폐지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초환 부담금 대상 단지 중 현재 입주가 끝나 부담금 재산정을 해야 할 곳은 전국적으로 36개 단지, 약 1만가구에 달한다. 이 중 서울 서초구 ‘반포 현대’를 비롯해 부산 대연4구역, 대구 대명역골안 등 16개 단지는 부담금이 통지된 상태며 지난 16일 서초구가 반포 현대 아파트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재건축 부담금 부과 절차를 개시하면서 다른 지자체도 부과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시행 4년을 맞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도 폐지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임대차2법은 2020년 세입자 주거 안정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도입 목적과 달리 매물이 급감하고 가격이 치솟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임대료 인상이 제한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시 전셋값을 종전 대비 대폭 올려 받는 사례도 나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0주 연속(한국부동산원 통계) 상승하고 임대차2법 4년 계약 만기가 도래하면 전세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토허제는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예정 지역에서 투기가 성행하거나 급격히 땅값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제다. 재산권 침해와 거래 위축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해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토허제 지역에서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부동산 규제가 당장 폐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한 규제는 여소야대 국면에 따라 야당 측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규제를 한꺼번에 풀면 더 큰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등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매수 심리도 과열된 상황에서 규제를 완전 폐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완전 폐지보다는 규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부 수정·보완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