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사이클 수혜 강도가 상승하고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HBM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국내 반도체 장비·공정 협력사들은 주가가 급등락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전자의 HBM 분야 장비 납품사로 거론되는 테스, 오로스테크놀로지, 예스티, 와이씨, 디아이의 전일 대비 주가 수익률은 각각 -1.72%, 0.94%, -1.02%, -4.95%, -10.00%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HBM 납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테스, 오로스테크놀로지, 예스티, 와이씨, 디아이 등 협력사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련주들은 지난 4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납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전일 종가 대비 평균 15% 이상 급등했다가, 삼성전자가 테스트 통과 소식을 부인하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기업 테스는 삼성전자에 '챌린저CT'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챌린저CT는 기존 '챌린저HT'의 HBM용 업그레이드 장비다. 반도체 전공정 계측장비 전문기업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에 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OL-900nw'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와이씨는 HBM 제조에 활용되는 D램용 메모리 웨이퍼 테스터를 수주했다고 공시해 삼성전자 HBM 관련주로 묶이고 있다. 디아이는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HBM 분야 납품사들은 대부분 중·소형주로 구성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 지난 5월에도 로이터통신이 삼성전자의 최신 HBM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면서 관련주들은 급락한 바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HBM 분야 협력사보다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협력 업체들이 많은 소부장 섹터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오는 3분기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모바일 사업 등의 전방위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아직 HBM의 주요 고객사 품질인증은 완료하지 못했으나 3분기 내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