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신동빈 등 재계 총수,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 투자 확대 가속

2024-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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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민찐 베트남 총리, 재계 총수 릴레이 회동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 삼성, 3년간 집중 투자

베트남 선두 경쟁 현대차에도 투자 확대 요청

중소기업회장 만나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

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회동했다 사진베트남 관보 VGP
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베트남 관보 VGP]
재계 총수들이 방한 중인 베트남 '서열 3위' 팜민찐 총리와 회동하며 협력 강화에 나섰다. 베트남이 중국과 미국에 이은 최대 투자국으로 발돋움하며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팜민찐 총리와 개별 면담을 했다. 이 회장은 2022년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할 당시에도 팜민찐 총리와 만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대거 이전하는 등 베트남과 협력 관계가 돈독하다. 삼성은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 물량 중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회동을 통해 삼성의 베트남 추가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삼성은 베트남 공장을 글로벌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향후 3년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팜민찐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 투자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대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 베트남 수출입, 사회경제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베트남을 전략적 생산기지로 고려해 계속해서 투자를 확대해주기를 희망했다.

팜민찐 총리는 "베트남이 계속해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새로운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삼성 제품의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노이에 있는 삼성 R&D 센터의 활동을 촉진할 것을 제안했다.

팜민찐 총리는 3일에는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도 둘러볼 예정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등이 총리 일행을 안내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팜민찐 총리와 개별 회동을 하고 한국과 베트남 간 자동차 분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팜민찐 총리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 지원을 요청했고, 정 회장은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베트남 자동차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선두 업체다. 2022년에는 현대차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 HTMV2공장을 준공해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장했고, 베트남 대학생 지원과 청소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시행 중이다.

팜민찐 총리는 같은 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과도 연쇄 회동을 했다. 팜민찐 총리는 신 회장에게는 롯데가 강점을 가진 스마트 시티 등에서 투자를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고, 조 회장과는 바이오 BDO(부탄다이올), 탄소섬유 등 미래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상호 투자·교역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했다. 베트남은 지난해에도 한국의 세 번째 교역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한국은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다. 

이날 팜민찐 총리는 "한국은 베트남에 투자하는 146개 국가 중에서 1만여 개 프로젝트에 총 8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최대 투자국으로 베트남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한 한국 기업의 공헌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베트남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첨단기술, 전자, 반도체, 인프라 구축, 신재생에너지, 생명공학, 전문인력 양성 등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해 향후 양국 간 무역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행정 절차 간소화와 규제 개선 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팜민찐 총리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만나 양국 중소기업 현안과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팜민찐 총리에게 중소기업 전담 은행인 IBK기업은행 베트남 법인 인가를 요청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이고 충분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88%가 중소기업이고, 한국과 상호 보완적인 경제협력 관계에 있는 팜민찐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베트남 투자협력포럼을 11월 베트남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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