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새벽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 발사하며 닷새 만에 무력 도발을 재개했지만, 발사된 미사일 중 1발은 발사에 실패해 평양 인근 내륙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도발은 러시아 수출용 미사일 성능 개량을 위한 검사 목적과 6월 말 한·미·일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오전 5시 5분과 5시 15분경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포착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경우 600여㎞를 날아가 동해상인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에 낙하했다. 반면 두 번째 미사일은 120여㎞ 밖에 비행하지 못했다. 장연에서 동북 방향으로 120여㎞ 지점은 평양 동쪽 지역에 해당한다.
군은 이번에 발사한 두 번째 미사일이 비정상 비행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1차 발사 미사일은 600여㎞를 정상 비행했지만 2차 발사 미사일은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정상 비행 중 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화성-11형을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지원하고 있다. 이번 시험발사는 러시아 수출용 미사일의 성능 개량 또는 과시 목적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6월 27~29일 처음 실시된 한·미·일의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반발성 시험발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은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프리덤 에지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5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미는 북한 미사일이 초기 상승 단계부터 불안정한 비행을 하다가 공중 폭발했고 북한 주장은 과장·기만이라고 평가했다. 군은 이례적으로 북한 미사일이 공중에 폭발한 장면이 담긴 열영상장비(TD)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대남 오물풍선 살포 등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5월 28일부터 6월 26일 밤까지 총 7차례 쓰레기 등이 담긴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던 지난달 9일 접경지역에서 고정식 확성기 일부로 대북 방송을 틀어 맞대응했으나 그 후로는 확성기를 다시 가동하지 않고 있다. 합참은 “대북 심리전 방송은 즉각 시행할 준비는 돼 있다”며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고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