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74주년을 맞은 25일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 기념사를 통해 "70주년을 맞아 더욱 굳건하고 강력해진 한·미 동맹을 토대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 6·25 전쟁 74주년 정부 행사를 여는 이곳 대구는 전쟁 초기 33일 동안 임시수도로서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곳"이라며 이날 행사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이후 부산까지 수도를 옮겨야 했고 국토의 90%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유엔군과 함께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곳 낙동강 방어선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미래가 달려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포항, 칠곡 다부동, 안강, 영천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며 "이 결정적인 승리는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피로써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의 뜻을 이어받아 눈부신 산업화의 기적을 이뤘고,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디딤돌로 해서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했다"면서 "경제는 물론, 외교, 안보,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사회를 이끌어가며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속되는 오물 풍선 살포, 북·러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조약 등 최근 북한의 행보에 대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이처럼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오는 동안에도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면서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제 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최근에는 오물 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과 철통 같은 안보 태세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지키고,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며 "우리가 더 강해지고 하나로 똘똘 뭉치면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도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로써 보답하고, 제복 입은 영웅과 가족들이 존경받는 보훈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 확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6·25전쟁 당시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한 고(故) 정정태 하사, 1950년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해 활동하던 간첩을 체포한 고 구남태 상병의 유족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올해 기념식은 6·25전쟁의 전환점이 된 다부동·영천·포항 전투 등 대구·경북 지역 전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지방 참전유공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구에서 개최됐다.
이에 따라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구축 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전투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 국기와 유엔기, 태극기가 무대에 함께 도열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6·25전쟁 참전유공자, 정부 주요 인사와 군 주요 직위자, 주한 유엔 참전국 외교 사절, 국회의원, 일반 시민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