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분기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채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설정액은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달 들어 국내 채권 순매수 금액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4일 증권가는 한국은행이 3분기 중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이란 관측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앞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이 부동산 PF 등과 관련한 유동성·신용 리스크와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 기업·취약 가구 채무 상환 능력 저하를 염두에 두고 있고, 선진국 중앙은행들을 중심으로 연준과 정책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어 통화정책 전환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도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더불어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은행이 국내 물가 2% 중반 안착, 건설투자 부진 등을 근거로 예방 차원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8월로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이미 채권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채권형 공모펀드 설정원본 규모가 월초(6월 3일) 대비 1조8010억원 증가했다. 1개월 전(5월 20일) 대비로는 2조8509억원 늘어났다.
이달 첫째 주(1~7일) 채권 유통시장의 순매수 금액은 3조8550억원, 둘째 주(8~14일)에는 8조7235억원, 셋째 주(15~21일)에는 9조1094억원을 기록해 주별 순매수도 증가세다.
지난주 금융투자협회가 62개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7월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는 103.4로 전월(100.8)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BMSI 값이 100 이하면 채권시장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을 의미하고 100을 넘으면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운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보일 수 있는 요소로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금감원 '하반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운용방향'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PF 관련 리스크 등에 대해 기존 대비 평가 톤이 달라졌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