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을 줄이며 재무개선에 성공한 한국전력이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양호)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C(보통)등급에서 한 단계 오른 성적표다. 반면 미흡한 경영실적과 중대재해까지 발생한 한국가스공사는 C에서 D(미흡)로 등급이 하락하며 기관장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공운위에서 기존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43개를 기타공공기관에 편입하면서 이번 평가에 대상에 오른 기관은 기존 130개에서 87개로 줄었다.
반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고용정보원은 가장 낮은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에서 E를 받거나 2년 연속 D를 받을 경우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에 오른다. 정부는 고용정보원에 대한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안전사고 발생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기관도 미흡 이하(D·E)의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경영실적이 미흡해 D를 받은 11개 기관 중 지난해 말 기준 기관장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가스공사 △국토안전관리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기관장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10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 중인 △한국가스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환경공단에도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기관장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이중 경영실적 미흡과 중대재해 발생으로 모두 경고를 받은 기관은 가스공사가 유일하다.
이번 평가에서 지난해 C등급을 받았던 한전은 재무개선 노력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으며 B등급으로 상향됐다. 한전은 2022년 기준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평가 당시 D등급을 받았지만 하도급 직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올 초 무협의 판결이 나오면서 C등급으로 상향 조정된 바 있다. 이밖에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동서발전 △한국부동산원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평가와 비교하면 전체 기관 중 A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 14.6%에서 올해 17.2%로 늘었다. 반면 B등급과 C등급을 받은 기관은 각각 2.4%포인트, 1.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D등급을 받은 기관은 1.8%포인트 늘었지만 E등급 기관은 0.8%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탁월)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직무급 도입‧운영실적 최우수 평가를 받은 남부발전과 가스안전공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내년도 총인건비를 0.1%포인트 추가지급하고 미흡 이하(D‧E) 13개 기관은 내년도 경상경비를 0.5~1% 삭감하기로 했다.
종합등급이 보통(C) 이상인 기관을 대상으로 차등지급하는 성과급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에 대해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을 100% 삭감한다. 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적자폭이 개선된 한전과 관련 발전자회사에 대해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 중 50%를 삭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