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예고한 대로 3나노(10억분의1)미터 파운드리 가격과 첨단 패키징 가격을 인상할 전망이다.
17일 대만 공상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가격 인상 폭은 5% 이상이며,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가격은 10~20% 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AI 열풍에 따른 수요 폭증으로 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공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3나노 파운드리 주문이 몰리면서 일부는 생산이 내년으로 미뤄졌고, 5나노도 비슷한 상황이다. TSMC는 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TSMC에 따르면 내년 첨단 AI칩 수요는 6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TSMC의 내년 공급량인 53만개보다 7만개 정도 더 많은 상황이다.
TSMC 관계자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수요 폭증으로 TSMC는 첨단 패키징 공정 생산능력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가속기의 경우에는 첨단 파운드리 기술은 적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첨단 패키징 공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가동에 들어간 주난 패키징 공장(AP6)의 CoWoS 월간 생산능력은 올해 3분기부터 1만 7000개에서 3만3000개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타오위안 공장(AP3)과 타이중 공장(AP5) 등에도 CoWoS 생산 장비가 추가로 배치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922대만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29조91억 대만달러(약 8조9500억 달러·약 1237조8183억원)까지 오르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8위 기업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