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행정안전부 '기초자치단체별 부동산교부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교부세는 4조9601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6068억원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교부세 감소는 세제 개편 추진 과정에서 종부세 납세 대상과 세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종부세 최고세율을 6%에서 5%로 낮추고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를 중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본 공제금액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고 1가구 1주택자 공제금액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였다.
부동산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종부세를 걷어 지자체에 배분하는 지방교부세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고가 주택이 많은 수도권에서 재원을 확보해 지방에 분배하는 구조라 부동산교부세를 많이 받는 지자체일수록 재정 자립도가 낮다.
지난해 종부세 감면으로 재정적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부산 중구다. 부동산교부세 감액 폭이 전체 세입 대비 4.8%(114억원)에 달했다. 이어 경북 울릉군(3.8%), 인천 동구(3.7%), 부산 동구(3.4%), 부산 영도구(3.3%) 등 순이었다.
감면액 규모로는 부산 영도구가 1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전 동구(149억원), 경기 고양시(145억원), 전북 김제시(144억원), 인천 미추홀구(142억원) 등도 대폭 줄었다.
한 의원은 "국세 수입 감소로 지자체에 나눠줄 세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종부세 감면으로 부동산교부세까지 감소하면 지방 재정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종부세 관련 논의에 부동산교부세 감소에 따른 지방 재정 대응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자체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올 4월까지 지방교부세 재원인 내국세가 8조3000억원 감소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소는 4월까지 누적 세수 진도율(35.5%)을 기준으로 올해 내국세 감소 폭을 추정한 결과 지난해보다 6조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보통교부세 감소는 2조6700억원 규모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수 결손에 따른 보통교부세 감소 현실화에 대한 재정 전략 재수립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지자체와 교육청 재정 운용이 어려워진 걸 감안해 교부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