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13일과 14일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규모 완화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국채 매입 감액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공영방송 NHK와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역사적인 엔화 약세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와 임금 상승이라는 경제 선순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1%였던 기준금리를 인상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으나 4월 말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그동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장기 국채 매입을 줄이고자 하는 생각을 표명해왔다. 지난 6일 참의원(상원)에 출석한 우에다 총재는 "대규모의 금융완화 출구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채 매입) 액수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6월 정책회의에서는 감액의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 유지를 결정한 4월 회의 후, 엔·달러 환율은 한때 1달러당 160엔을 넘기도 했다. 이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을 단행해 급한 불은 껐지만, 그 후로도 엔저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국채 매입액이 감소하면 금리가 올라 엔화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되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줄어들게 된다. 산케이는 "경제 선순환이 이뤄지는 지를 가늠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은 보류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국채 매입을 현재의 월 6조엔 정도에서 줄일지 주목된다"며 "감액하면 국채 가격이 떨어져 금리가 상승하고, 미·일 금리차가 축소돼 환율은 엔화 강세로 돌아서기 쉬워진다. 금리 급등의 리스크도 고려하면서 판단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국내 정치 동향도 금리인상 시점 등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6월 23일까지를 회기로 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보류할 전망인 가운데, 총리의 당 총재 임기는 9월 말에 끝난다. 만일 기시다 총리가 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이후 다시 해산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에는 국정선거를 앞두고 큰 정책 변경을 단행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중의원 해산·총선이 있으면 그 전후의 정책 변경은 어렵지만, 적어도 6월 회의에 대한 영향은 현시점에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