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된 액티브 상품 중 92%가 채권형으로 사실상 패시브 상품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최근 인기를 끄는 채권형 액티브 상품은 이름만 액티브일 뿐 운용 방식은 패시브 상품과 동일해 상관계수 완화 등 분류 기준을 새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국내에 상장된 액티브 ETF는 총 198개로 이 중 채권형이 18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ETF 순자산(AUM) 전체로 놓고봐도 1위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이날 기준 8조202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4위는 KODEX KOFR금리액티브(5조3420억원), 5위 TIGER KOFR금리액티브(3조7270억원), 8위 KODEX종합채권액티브(2조8110억원), 9위 KODEX 종합채권 액티브(2조5340억원) 등 10위권 중 액티브 이름이 붙은 ETF 상품이 AUM에서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해당 상품은 이름과 달리 사실상 패시브 상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상 채권형 상품은 패시브로 구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라 패시브는 상관계수 90%, 액티브는 70%를 따른다. 주식형은 변동성이 높아 리밸런싱을 통해 곧바로 상관계수를 맞출 수 있지만 채권형은 변동성이 낮아 바로 비교지수(벤치마크)와 상관계수 기준을 맞출 수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채권형 상품은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 액티브형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이름과 상관계수만 액티브일 뿐 운용 방식은 패시브와 동일하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고 있는 액티브형 상품 중 대다수는 금리형, 채권형 상품으로 사실상 패시브”라면서 “채권형은 선물을 비롯해 모든 채권을 다 담을 수 없어 완전한 패시브 방식으로 구현해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ETF 통계를 단순 나열에서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전체 집계에서 채권형은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액티브로 쓴다”면서 “이를 감안해 채권형 집계를 따로 하는 것이 투자자들도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ETF 집계는 올해로 21년째다. 이제는 집계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TF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모든 ETF를 단순 나열식이 아닌 주식형, 채권형, 액티브 등 더 세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적으로 상관계수 완화도 ETF 운용과 수익률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관계자는 "미국에는 상관계수 추종이 아예 없다"면서 "거래소도 상관계수 완화 등을 고려해 더 다양한 순수 액티브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채권형 액티브 상품 수가 더 많아 주식형 액티브보다 더 두드러져 보일 수는 있다”며 “채권형은 사실상 패시브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