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월간 기준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관광객이 방한하면서 올해 정부의 외래 관광객 2000만명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4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해 코로나19 이후 분기 단위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3월 한 달간 150만명이 한국을 찾았고, 3월 넷째 주는 33만명이 방한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100% 회복했다.
◆ 대만·미국·베트남 100% 이상 성장...중국·일본 '빠른 회복'
올해 3월 방한 관광객은 149만2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7.1% 회복했다.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은 340만3000명으로 2019년 1분기 대비 88.6%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회복률이다. 시장별로는 중국(102만명), 일본(67만명), 대만(31만명), 미국(24만명), 홍콩(11만명) 순이었다.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회복도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중국에서는 101만5000명이 방한했다. 3월에만 39만1000명이 방문해 2019년 대비 80%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2월 상대적으로 늦게 해외여행을 재개한 것과 비교해 고무적인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방한 시장 1위를 기록한 일본에서는 올해 1분기 66만6000명이 한국을 찾았다. 올 3월 일본인 관광객은 34만명으로,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국내 메이저리그 개막전 출전과 봄방학을 맞아 2월 대비 방문객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고속버스·KTX 타고 경주 간다" 新 외국인 방한 트렌드
방한 여행 트렌드의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이전 서울에 80% 이상 몰리던 관광객들이 국내 다양한 도시로 목적지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은 외국인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 출시 3달 만에 예약 건수가 14배(1294%) 가까이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클룩은 지난 1월 외국인 전용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를 론칭했다. 클룩 앱에서 다양한 언어와 결제 수단 옵션을 제공해 외국인들이 전국 고속버스 노선과 시간표, 좌석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편리하게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 1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인기 지역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부산, 속초, 경주 왕복 노선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논산 연무대·진도·완도·울산·목포·포항 등을 찾는 수요도 상당수였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영화 촬영지 등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많았다.
인바운드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KTX와 고속버스 예매는 물론, 남이섬이나 육군투어, DMZ투어, 평창 BTS투어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N차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수도권이 아닌 지방 소도시를 찾아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콘텐츠를 활용한 여행 외에도 지자체별로 다양한 테마 관광을 만들어 지역 관광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미주‧유럽 신흥시장 가파른 성장...회복 넘어 도약으로
올해 미주나 유럽 등 신흥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호주에서는 5만1000명이 방한해 2019년 1분기 대비 146% 신장했다. 특히 프랑스 2만7000명(142%), 독일 3만2000명(130%) 등 유럽권 국가의 한국 선호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최근 홍보지점을 설치해 방한 관광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웨덴의 올해 방한 관광객은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42%, 41% 성장했다.
올해 방한 외래객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 말부터 5월 초에는 일본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5월 1~5일) 특수가 예상된다.
정부는 해당 기간 일본인 관광객이 하루 1만명씩 총 10만명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여행사 에이치아이에스(HIS)의 집계에 따르면 크루즈 운항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제주도 예약이 전년보다 1502.1% 증가했다.
중국 노동절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하루 1만6000명씩 총 8만명 내외로 예상된다. 항공편·크루즈·페리의 예약률 모두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별 관광객의 비자 발급량 역시 2019년 수치를 넘겼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 방한 관광의 회복을 넘어 도약으로 이끌기 위해 방한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연령대 다변화와 성별 균형, 스포츠관광, 교육 여행 등 관광 콘텐츠 다변화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