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NCT127 도영의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YOUTH)'은 그의 청춘을 엮어낸 한 편의 에세이다. 청춘이라는 파도와 감정의 포말을 하나하나 톺아내고 진솔하게 감정을 써 내려가며 반짝이는 윤슬을 얻어냈다.
1번 트랙 '새봄의 노래'부터 마지막 10번 트랙 '댈러스 러브 피드'까지 듣고 나면 도영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장과 이야기 그리고 한권으로 구성된 '청춘의 포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주경제는 최근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을 발매한 도영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춘의 포말'에 담긴 도영의 단어와 문장들 그리고 작품에 담긴 감성을 듣고 또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솔로 앨범이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어요. 언젠가 솔로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막연히 상상은 했었어요. 그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지는 못했지만요. 하하. 그저 시기가 언제고 어떤 형태든 스스로 납득되는 앨범이길 바랐어요. 앨범에 대한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답을 딱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제가 완벽히 앨범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도영은 '청춘'을 첫 솔로 데뷔작의 키워드로 삼았다. "완벽하게 이해한" 작품을 내놓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영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고 진솔하게 터놓을 수 있는 주제를 꺼냈다.
"솔로 앨범을 낸다면 '자연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저 자체인 음악이요. 포장하거나 많은 걸 두르지 않고 싶었거든요. 많은 고민 끝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고 결론이 났어요. 청춘과 나 자신이 담긴 이야기. 제가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선택한 이유예요."
'청춘'을 키워드로 삼은 도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는 도영이라는 바다, 심연을 들여다보고 부서진 감정의 포말들을 톺아가며 이야기를 엮어냈다.
"'청춘'을 단면적으로 삼지 않으려고 했어요. 청춘이라는 파도 안에서도 감정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지잖아요. 그런 '감정'의 흐름을 담아보려고 했죠."
'청춘의 포말' 하이라이트 메들리에 등장한 친형 공명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도영은 "머릿속에 명확한 그림이 있어서 섭외하게 되었다"며 그의 역할을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우리 형제는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사이에요. 하하하. 공명을 이용해야 한다면 저의 첫 번째 앨범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라이트 메들리의 경우 좋은 음악을 어떤 장애물도 없이 전달되기를 바라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삼았어요. 최대한 음악에 집중하게끔요. 10개의 곡이 한 권의 책처럼 느껴졌으면 하고 바라서. 앨범을 준비할 때도 곡 소개 글을 감성적으로 담아냈어요. 공명은 저자의 말을 읽어주는 낭독자의 역할을 시킨 거죠. 책 첫 장에 글쓴이의 의도나 말머리를 읽어주도록."
소녀시대 태연과 NCT 마크도 도영의 첫 솔로 앨범에 함께 했다. 두 사람은 4번 트랙 '타임머신'을 가창하며 '청춘의 포말'을 응원했다.
"태연 선배님과 마크도 명확히 뜻하는 바가 있어서 섭외했어요. 처음 듀엣곡을 받고 '가장 좋아하는 남녀 아티스트와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태연 선배님의 경우는 저와는 다른 톤의 아티스트가 노래해 주길 바라서 섭외 요청을 드렸고 마크는 노래하는 마크의 매력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두 분께서 흔쾌히 피처링해주신다고 해서 '타임머신'을 만들어 볼 수 있었어요."
특히 마크는 '타임머신'의 작사를 맡아 화제를 모았던바. 이별을 대하는 연인의 서로 다른 감정을 담아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부탁했습니다. 하하. 개인적으로 마크의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마크가 노래할 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려면 그가 잘 사용하는 발음과 톤의 가사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크는 랩 가사를 직접 쓰기도 하니까. 마크에게 가사를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고 정말 해내서 기뻤어요. 마크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에요."
도영도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새봄의 노래' '나의 바다에게' 등에 작사가로 참여하며 진솔한 감정들을 써 내려갔다.
"'나의 바다'의 시작점은 팬레터였어요. 팬 분께서 '나의 바다 도영에게'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주셨는데. 그걸 읽고 '작사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 분께서 '바다는 마냥 아름답기만 한 게 아니다. 어둡기도 하고 깊기도 하고 맑기도 하다. 다양한 모습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도영이 너는 그런 바다에서 스스로 수영할 방법을 깨닫게 해주는 존재였다'고 전해주셨는데. 그 마음을 녹여서 가사를 쓰고 싶었어요. 저 역시도 팬들 덕분에 다양한 걸 깨닫고 깨우치고 배우고 있으니까요."
타이틀곡 '반딧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는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반딧불'을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선입견 없이 들었는데 '아, 이 노래다' 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처음 듣고도 이 곡에 대한 확신이 있었거든요. 여러 타이틀곡 후보가 있었지만 제 마음속에는 '불변의 타이틀곡'이었어요."
처음 작사에 도전하는 만큼 타이틀곡 작사에도 욕심이 났을 법했다. 그러나 도영은 "좋은 곡이기 때문에 오히려 욕심 내지 않았다"고 손을 내저었다.
"처음 앨범을 만들 때 제가 작사 작곡에 참여할 거로 생각지도 않았어요. 특히 저는 초급 레벨에 속하는데. 혹여나 제 욕심 때문에 곡의 퀄리티를 망치는 게 아닐지 걱정이 컸거든요. '반딧불'도 정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서 '혹시나 수정하고 싶어도 내가 바꾸지는 말자'고 생각했죠. 원하는 내용 정도만 전달했어요."
도영은 '청춘의 포말' 트랙 리스트도 직접 짰다고 밝혔다.
"기승전결도 살리고 청춘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한 곡 한 곡 녹아 있길 바랐어요. 사실 요즘은 타이틀곡만 듣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가 자신할 수 있는 건 1번부터 10번까지 플레이리스트로 틀어놓고 듣기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한 권의 책처럼 트랙 리스트 순서에도 고민이 깊었다. 그는 "1번부터 10번까지 다 이유가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노래에 대한 다짐과 포부를 담은 곡을 1번 트랙('새봄의 노래')으로 담아냈어요. 그 다짐을 지나서 '가장 반짝이고 싶은 순간'을 2번 트랙('반딧불')에 담은 거죠. 3번 트랙부터는 장르의 흐름으로 가요. 3번은 밴드 곡이고 그다음에는 미디엄템포의 발라드곡으로 흐르죠. 미디엄 템포 발라드곡과 템포감 있지만 락킹한 곡들로 흐름을 짰어요. 9번 트랙('쉼표')은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10번 트랙('댈러스 러브 필드')을 통해 도착하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댈러스 러브 필드'를 마지막 트랙에 배치한 건 '댈러스'가 공항 이름인데 청춘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공항이라고 한다면 도착한 목적지의 흐름으로 가는 게 좋다고 판단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도영은 '청춘의 포말'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추상적으로는 제 목소리에 대한 인지나 인식이 확실해지길 바라요. '도영이라는 가수가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걸 대중에게 알릴 기회가 되길 바라고요. '청춘의 포말'과 노래들이 저의 대표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