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규모 7.2(미국·유럽 지진당국 기준 7.4)의 강진이 발생했던 대만 동부 화롄 지역에서 연달아 지진이 발생해 지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는 이번에는 별다른 이상 없이 생산 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대만 중앙기상국(CWA)에 따르면 지진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대만 동부 지역에서 80차례 이상 발생했고, 특히 오전 2시 26분과 오전 2시 32분에는 각각 화롄 남쪽과 남서쪽 지역에서 규모 6.0, 6.3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3일 발생한 강진의 여진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만 중앙기상국에 따르면 3일 지진 발생 후 이날 오전 8시까지 총 1110차례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중 규모 6~7 지진이 4차례, 규모 5~6 지진이 56차례, 규모 4~5 지진이 344차례나 발생했다.
대만 중앙기상국 지진관측센터의 우졘푸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0명 이상이 사망한 1999년 대만 지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반년에서 1년 동안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진 횟수는 점차 줄어들겠지만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지진 발생 당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던 TSMC는 이날 지진 발생 후 성명을 내고,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외부 대피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시설과 안전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고 모든 직원들이 정상 근무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필리핀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지진에 취약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일 지진으로 인해 현재까지 16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고, 2016년 대만 남부 지진으로 100여명이 사망했다. 또한 1999년에는 규모 7.3의 강진으로 200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