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들어설 예정인 아파트 이름에 '서반포'가 들어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은 최근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은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22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2022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으며 연내 착공 및 일반 분양(약 430가구)에 나설 예정이다.
행정구역상 흑석동에 지어지는 아파트에 '반포'를 넣은 것을 두고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반포가 가지고 있는 부촌의 이미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흑석동은 동작구 사당2동을 사이에 놓고 반포동과 약 1㎞(최단거리 기준) 떨어져 있는 데다가 서반포는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이 단지의 이름에 들어간 '더힐' 역시 초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에서 따온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흑석뉴타운에 조성되는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 리버파크 자이' 등으로 이름을 정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흑석동이 반포의 서쪽에 있다고는 하지만 반포는 아니지 않느냐" "반포의 후광효과를 노리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집주인인 조합원들이 자산 가치를 올리기 위해 결정한 사항을 뭐라 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나왔다.
아파트 이름에 실제 위치와 다른 지명이 들어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일례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신목동파라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래미안목동아델리체’, ‘목동 힐스테이트’는 목동을 단지명에 포함하고 있다. 성동구에서는 행당·금호·성수·응봉·송정동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아파트 이름에 '서울숲'이 사용되고 있고, 마포·은평·서대문구에서도 'DMC'가 붙은 아파트 이름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는 아파트 이름에 외래어가 난무하고 지역이나 위치를 구분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12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이드라인은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다. 하지만 이는 단순 권고이고,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제 단지명 지정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