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당선자 175명 중 지역구 당선자 24명은 '비명계' 현역 의원을 제치고 들어온 친명 인사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당에 영입된 인재이거나 이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다.
특히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로 불린 5명은 모두 당선됐다. 2021년 이재명 대선캠프에 합류한 이후 이 대표의 각종 사법리스크 대응 일선에 서서 '호위무사'를 자처한 양부남 전 고검장(광주 서을)을 비롯해 박균택(광주 광산갑)·이건태(경기 부천병)·김동아(서울 서대문갑)·김기표(경기 부천을) 당선자 모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영입 인재 가운데 이 대표가 직접 후원회장을 맡았던 11명 중 6명도 당선됐다. 박선원·이훈기·노종면·박지혜·김용만·황정아 당선자다. 이들은 '친명'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이재명표 정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명실상부 '이재명 체제'로 재편되면서 당장 다음 달 첫째 주에 치르는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홍익표 현 원내대표 임기가 종료되면서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다음 달 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원내대표는 이른바 '원내 사령탑'으로 여당과 주요 협상을 도맡아 하는 중요한 자리다. 2026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대형 선거가 없기에 차기 야당 원내대표는 정책에 오롯이 집중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다.
다만 친명 당선자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한 만큼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서 누가 더 친명인지 내세우는 '선명성' 경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당내에서는 4선이 되는 김민석 의원, 3선이 되는 김영진·김병기·김성환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대부분이 이 대표 체제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고 개혁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다. 김민석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전반을 관리한 공신이다. 김영진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 때부터 이 대표를 도운 '원조 친명' 인사로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김병기·김성환 의원은 총선 인재 영입과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 이 밖에도 강훈식·남인순·한정애 의원 등도 거론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특히 민주당 전체 당선자 중 약 40%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 71명 표심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국회에 등원한 당선자 14명이 선거에 참여할지도 주목된다.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선거 때는 당시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국회의장 자리에도 이목이 쏠린다. 보통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의장은 제1당이 맡아왔다. 22대 첫 국회의장에는 민주당 내 최다선인 6선 조정식(경기 시흥을) 의원과 추미애(경기 하남갑)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친명계인 두 의원은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두고 경선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추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그는 지난 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각종 개혁 입법에 대해 지난 국회에서는 대통령 거부권으로 제지당한 바 있고, 제때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성찰이 있어서 '혁신 의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국회의장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