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티몬·위메프·큐텐 통합 제휴사업본부장은 지난 8일 서울 강남 티몬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면서 “e쿠폰 서비스 구조 개선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티몬은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e쿠폰 사업 강화를 위해 올해 1월 자회사 ‘오렌지프렌즈’를 출범시켰고 박 본부장이 대표를 겸하고 있다.
오렌지프렌즈는 티몬·위메프·인터파크의 e쿠폰, 모바일 쿠폰, 상품권, 구독 렌털 서비스, 콘서트·전시·공연 등 상품권 사업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상품 공급, 고객 구매, 실시간 발송, 실시간 환불 등 디지털 비즈니스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e쿠폰 사업 개념에 대해 “실시간 문자, 무형 상품을 포함해 ‘티메파크’ 온라인 쿠폰 등 무형의 상품 모두 e쿠폰에 포함된다”며 “3초 이내에 고객에게 발송되는 문자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오프라인에서 재화를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e쿠폰 사업은 사업자마다 서비스 표준 규격이나 매뉴얼도 제각각이었다. 상품 사용 방법이나 환불 규정도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에 티몬은 e쿠폰 사업 전개 과정에서 표준화되고 간소화한 매뉴얼 가이드를 만들었다.
박 본부장은 “티몬·위메프·인터파크 각 기업의 기준이 있어 이를 조율하고 맞춰가는 시도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큐텐의 인수로 통합된 e쿠폰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티몬·위메프·큐텐 제휴사업본부의 매출 성과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큐텐 인수 전인 2022년 9월 매출 대비 올해 3월 매출이 500% 이상 늘었다. e쿠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월 150%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e쿠폰 서비스별로 △외식·뷔페 528% △맛집 368% △카페·디저트 106% △분식·도시락 102% △피자·치킨·버거 51% 등 거래액이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e쿠폰 시장도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과열과 맞물려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e쿠폰 사업 자체가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시장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10%대 수수료 구조인 타 상품과 달리 e쿠폰 사업 수수료는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어서다.
프로모션 기획부터 e쿠폰 발송, 고객서비스(CS) 등을 집행하게 되면 e쿠폰 판매 플랫폼과 브랜드사 모두 수익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e쿠폰은 소비자의 플랫폼 가입, 활동, 구매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유인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커머스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e쿠폰 시장의 출혈 경쟁과 함께 알리·테무·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라고 불리는 중국 기업의 공세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 본부장은 “당시 중국 기업들이 국내 점유율은 낮았지만 글로벌 성장세나 점진적인 국내 광고 확대, 파격적인 쿠폰 마케팅 등을 보면서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도 “이들 기업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공세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상품 경쟁력을 키워서 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오렌지프렌즈를 통해 e쿠폰 서비스 개선을 준비 중이다.
그는 “e쿠폰 서비스 시장 내에서 이뤄지는 무리한 ‘묻지마 경쟁’이 결국 고객 서비스에도 상당 부분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며 “건전한 환경을 만들어 경쟁할 수 있게 된다면 브랜드와 고객 모두 만족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티몬은 소비자의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티몬은 유효기간 알림, 미사용 쿠폰 최소화, 구매한 e쿠폰 관리, 선물하기 등 부분적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해왔다.
티몬의 충전금액권인 ‘티몬캐시’의 제휴 개발도 확대 중이다. 앞서 티몬은 지난 3월 NHN페이코와 협업해 티몬캐시와 페이코포인트 전환 제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제휴사업본부는 NHN페이코를 시작으로 더 많은 파트너사와 제휴를 진행해 상품 구매 시 티몬캐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를 넘어 연내 e쿠폰 전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오렌지프렌즈가 e쿠폰 서비스의 주축이 돼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외에 컬쳐랜드 등 여러 상품권 발행사와 브랜드 상품권, 상품, e쿠폰을 판매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국내에 아직 e쿠폰 전문 플랫폼이라고 불릴 만한 곳이 없는 상태”라며 “기업 간 거래에 그치지 않고 개인 간 e쿠폰 거래도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