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와이안항공 화물 담당 여직원들 "남자가 하는 일 따로 있나요?"

2024-04-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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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화물 부문 남여 직원 성비 50대 50으로 동일 눈길

여성 직원 근속 기간 17년 5개월…타사 대비 매우 높아

육체적인 강도 높지만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 커

하와이안항공 화물 직원 사진하와이안항공
하와이안항공 화물 직원 [사진=하와이안항공]

"항공화물 업무는 무거운 물건을 들고, 지게차를 조작하고,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합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임에도 하와이안항공 직원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안항공의 항공화물 여성 직원들에 대한 데이나 나이트(Dana Knight) 하와이안항공 상업용 화물 담당 이사의 설명이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젠더 뉴트럴(성 중립)' 열풍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성별에 대한 선입견도, 업무 구분도 점차 없어지는 추세다. 항공 화물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항공화물' 업계는 오랜 기간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분야다. 

하와이안항공은 1942년 처음으로 정기 화물 서비스를 하늘로 취항했다. 화물은 업무 강도가 세 그동안 남성 직원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여성 직원 비중이 늘었다. 최근 현재 하와이안항공의 화물 부문 직원은 여성과 남성 비율이 각 50%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중 48%를 차지하는 직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7년 5개월로 나타났다. 

하와이안항공의 항공화물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하고 있는 여성 직원들의 이야기, 본지가 들어봤다. 

데이나 나이트 이사는 "하와이안항공이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공동체다. 그 비결은 직원 모두 자신의 업무에 소속감을 느끼고 있으며, 회사로부터 지원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항공화물 분야는 육체적인 업무 강도가 높지만, 성별과 관계없이 개개인에 대한 기대치는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와이안항공 화물 담당 직원들 사진하와이안항공
하와이안항공 화물 담당 직원들 [사진=하와이안항공]

하아와이안항공 항공화물팀은 고객 서비스, 화물 유치·영업, 창고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예약을 받고 화물 추적, 전화·이메일을 통한 화물 고객 상담 등의 '고객 서비스' 업무와 고객들을 대면하고 새로운 화물 비즈니스 유치와 하와이안항공 화물의 현재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영업' 업무, 화물 수령 ·배송, 화물의 무게와 부피 측정, 화물을 카트 또는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창고 업무' 등 세 분야로 나뉜다. 

데이나 이사는 "화물업계에도 지난 몇 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화물업계에 진출하고 있으며, 자신의 업무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면서 "하와이안항공 화물 직원들은 이 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해 왔으며, 업무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사와 차별화된 하와이안항공의 가치관과 업무 환경을 여성 직원의 장기근속 이유로 꼽았다. 

데이나 이사는 "다른 화물 운송 항공사들과 비슷하지만, 하와이안항공과 우리 항공화물 팀은 강력한 '오하나(O'hana)'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하나는 하와이어로 가족을 의미한다. 직원들은 언제나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고 진심으로 아낀다. 식사를 함께하거나 안부를 묻는 등 서로를 배려하고 돕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와이안항공 코나 국제공항 화물 담당자 티아이나 티아 타알라 사진하와이안 항공
티아이나 티아 타알라 하와이안항공 코나 국제공항 화물 담당자 [사진=하와이안 항공]

하와이안항공의 화물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세 명의 여성 직원도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8년 차 직원인 코나 국제공항 화물 담당자 티아이나 티아 타알라(Tiaina Tia Taala)는 "하와이안항공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가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라며 "둘째를 임신했을 때 회사에서 배려해준 덕분에 가정과 일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성별을 떠나 여성들도 뭐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13년 차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 화물 적재 관리자 델리 쿠우이포 앤더슨(Delrie Ku’uipo Anderson)은 "하와이안항공 화물이 하와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이 직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에는 마우이 라하이나 지역에서 발생한 큰 산불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말라마 마우이' 팀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면서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며 지역사회 재해 복구에 일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처럼 하와이안항공은 항상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사 7년 차에 접어든 카훌루이 공항 화물 담당자 킴 나가타(Kim Nagata)는 "항공화물 업계에서 일하면서 항공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라며 "지상조업 담당자로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 대다수의 동료가 남성이었다. 함께 업무를 진행하면서 그들과 점차 가까워졌고 나중에는 모두와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화물 부서에서 '이렇게 많은 여성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면서 "하와이안항공의 항공화물 업계 종사자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와이안항공은 더 많은 여성과 소수 그룹을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하와이안항공의 전체 조종사 중 9.5%가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2022년 국가 평균인 4.9%· 전 세계 평균인 5.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데이나 이사는 "하와이안항공은 모든 직원의 능력을 인정하고 서로를 돕고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말라마(mālama, 배려·돌봄)'를 고객과 손님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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