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새로 뛰어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별도 매출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파운드리 부문만 분리 공개한 인텔의 실적은 악화했음에도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 2위를 기록했다. 대부분이 자사 반도체를 생산한 매출이지만 내부 물량만으로 기존 2위인 삼성전자를 넘어선 셈이다. 인텔은 올해 적자의 '정점'을 찍은 뒤 2027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인텔은 파운드리 회계 분리에 대한 온라인 설명회(웨비나)를 열어 파운드리 부문의 2022년과 2023년 실적을 공개했다. 사업매출은 2022년 275억 달러(약 37조 1160억원)에서 이듬해 189억 달러로 줄었고, 영업 손실은 52억 달러에서 70억 달러로 확대됐다. 다만 매출 자체만 보면 같은 기간 각각 208억, 133억 달러를 기록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2년 연속 넘어선 셈이다.
인텔은 사업영역을 기존의 반도체 설계·개발 대신 생산으로 무게를 옮기려 하고 있다. 특히 다른 반도체 설계사의 제품을 대신 생산해 주는 '파운드리' 시장 진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날 웨비나에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파운드리 사업의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텔은 자사 반도체 웨이퍼 중 30%를 TSMC 등 외부 업체로부터 공급 받는데, 이를 20%까지 낮추는 걸 목표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인텔은 올해부터 외부 고객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텔 파운드리 실적 중 95%는 내부 물량인데 이를 점차 외부로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겔싱어 CEO는 "2030년까지 연간 외부 수주 150억 달러를 달성해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고객사 4곳을 영입했다며, 외부 수주 예약 물량이 15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