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삼성과 같은 일류 기업의 방향을 정할 수 없다. 지하철 3호선 연장은 타 지역구 의원들과 연계해 해결하겠다"(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경기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경기남부지역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반도체 벨트'로 불린다. 특히 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5개 지역구 모두 민주당이 차지해 국민의힘 입장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수정 "지하철 3호선 연장으로 인력 유출 방지" vs 김준혁 "3호선 연장 정부 혼자서 못해"
4‧10 총선 경기 수원정 후보로 나선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는 21일 수원 영통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는 등록 후 취재진과 만나 총선 제1호 공약으로 '교통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업장만 있지 일할 사람이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그렇다고 외국인 근로자로만 인력을 채울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반도체 인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에 힘쓸 예정"이라며 "난임 전문 병원을 만들어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준혁 후보가 나섰다. 그는 같은 당 현역 박광온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았다. 그는 "지하철 3호선 연장의 핵심은 차량 기지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 혼자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경기 화성 지역의 민주당 의원들과 협력해야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원정은 다른 지역구와 달리 민주당의 표밭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김현준 수원갑 후보와 방문규 수원병 후보가 개인택시조합 일제점검 현장에서 합동 유세를 펼쳤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표심을 얻기 위한 후보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이들은 택시운전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명함을 전달했다. 국세청장 출신의 김 후보는 "수원갑 지역은 교통문제, 노후주택 문제 등이 산적했다"며 "정책수립을 집행한 경험자로서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방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현역 김영진 민주당 후보와 맞붙는다.
방 후보는 "수원은 기업을 유치하기 정말 좋은 여건을 가진 도시다. 하지만 지금의 거대 야당은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데 반대만 하고 있으니 기업이 죄다 떠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도 수원에서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공장을 외부에 두고 있으니 발전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원모 "반도체클러스터 조기 착공" vs 이상식 "분권형 대통령제 바꿀 것"
용인은 경기남부에서 차세대 'K-반도체' 산업을 이끌 지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600조원 이상 투자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예정됐다. 용인갑에서는 검찰 출신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경찰 출신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이원모 후보는 "반도체클러스터를 조기 착공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할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할 자신이 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양지농협 파머스마켓 신축 기공식 현장에서 이상식 민주당 후보를 만났다. 그는 "상대 후보와 달리 경선을 거쳐 후보 자격을 얻었다"며 "국민의힘은 지역주민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는 "헌법 개정을 적극 추진해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고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용인중앙시장에서 아주경제 취재에 응한 유권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용인에서 25년째 거주 중인 상인 임호진씨(56)는 "집권 여당을 밀어서 국정 안정화를 시켜야 한다. 경제는 대한민국만 힘든 게 아니다. 국민의힘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식으로 호떡을 구매한 시민 A씨는 "선거는 이미 끝난 것 아니냐, 민주당이 이긴 것 같다"며 "대통령 부부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일침했다.
시장에서 4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B씨(56)는 "누구를 뽑든 다 똑같아 보인다. 국회의원들이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이번 선거는 투표장에 가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반도체 공장이 몇 개 들어오고 나서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에서 20년 거주한 택시기사 C씨(70)는 "반도체산업단지기 실제로 완성되려면 10년은 넘게 걸리는데 그때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며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전기와 물이 필수적이다. 근처에 송전탑이 많아서 전기공사는 쉽겠지만 물을 끌어오려면 하수도 공사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