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수소 연료전지기업 충쑤넝위안(重塑能源, 리파이어)이 홍콩 증시 상장 문을 두드렸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수소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서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따르면 리파이어는 최근 홍콩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구체적인 자금 조달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억 달러(약 1339억원) 이상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특히 리파이어는 중국 기업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스택, 막전극 접합체, 분리판 등을 자체 개발해 대량 생산하는 등 수소에너지 기술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실적이 썩 좋지는 못하다. 지난해 1~9월 매출은 2억1900만 위안(약 407억원)을 달성한 반면, 같은 기간 적자는 4억6000만 위안에 달했다.
그럼에도 리파이어의 투자자 배경은 화려하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 중국 PC업체 레노버 계열사인 레전드캐피탈, 세콰이어차이나, IDG 캐피탈, 힐하우스 등이 리파이어에 투자하고 있다. 설립 9년차인 리파이어가 그간 조달한 투자금은 40억 위안에 가깝다. 현재 리파이어의 기업가치도 108억 위안으로,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대열에 올라섰다.
사실 리파이어의 증시 상장 도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파이어는 지난 2021년 3월 '상하이판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과기혁신판)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으나, 5개월 만에 자진 철회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리파이어가 상장하면 홍콩증시에서는 이화퉁(億華通, 시노하이텍) 궈훙칭넝(國鴻氫能, 시노시너지)에 이어 세 번째 중국 수소에너지 분야의 IPO가 성공하는 셈이다.
오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 업무보고에는 첨단 수소에너지가 전기차, 신소재, 바이오의학, 우주항공, 저고도경제 등과 함께 적극 육성할 미래 신흥 산업으로 언급됐을 정도다. 중국 매체 36kr은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이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수소에너지 분야에 각종 투자금도 밀려오고 있다. 앞서 2월 춘칭커지(醇氢科技)가 회사 설립 약 1년 만에 1억 달러 투자금을 조달 받으며 기업가치 10억 달러로 평가받아 유니콘 대열에 올라선 게 대표적이다. 같은 날 또 다른 수소에너지 기업 타이칭천(泰氫晨)도 1억5000만 위안 자금 조달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양광칭넝(陽光氫能)이 A시리즈 펀딩에서 6억6000만 위안의 투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