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이렇게 딸기를 좋아할까?"
과거 일본에 살 당시 든 궁금증이다. 딸기 제철(12월~5월)이 되면 일본 편의점과 마트는 사방이 딸기 빛이다. 디저트·과자·아이스크림은 물론 주류 코너에도 딸기가 새겨진 제품이 즐비하다.
일본 딸기 대표 품종으로는 후쿠오카현의 '아마오우'가 있다. 아마오우는 일본어로 달다는 뜻의 '아마이', 둥글다는 '마루이', 크다는 '오오키이', 맛있다는 '우마이'에서 각 첫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가장 좋아하는 과일 1위·품종 295종. 품종만큼이나 딸기 관련 상품도 넘쳐 난다. 딸기맛 곤약젤리와 딸기 롤케이크, 딸기 크림 파르페는 예사다. 딸기 찰떡 아이스크림, 딸기 맥주, 딸기 오믈렛 등에도 딸기를 첨가한다.
이 같은 딸기 마케팅 이면엔 딸기 구매에 지갑을 열지 못하는 '웃픈'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한 '아마오우' 딸기 9알이 들어간 1팩 가격은 1만8000원. 구마모토산 코이미노리 딸기(5800원) 1팩 가격과 약 3배 차이다. 그렇다 보니 '아마오우' 딸기를 먹고 싶어도 부담돼 지갑을 열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식품업계가 딸기 첨가 식품을 줄줄이 내놓는 셈이다. 딸기 롤케이크·딸기 젤리·딸기 크림빵 포장지엔 모두 '아마오우'가 적혀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본의 딸기 마케팅 광풍을 닮은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면을 살펴보면 금(金)딸기라고 할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는 딸기 값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딸기 100g당 소매가격은 1636원. 지난해 대비 5.4% 상승했다. 지난달(2345원)보다 가격은 내렸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딸기 구매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딸기 첨가 음료나 과자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 마케팅 이면엔 딸기 값이 비싸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들의 웃지 못할 사연이 숨어있는 셈이다.
최근엔 딸기에 이어 사과 값마저 치솟고 있다. 다음 시즌 식품업계 마케팅은 사과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사과 첨가' 식품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